국민일보는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향해 뛰고 있는 주요 예비후보들의 아킬레스건을 들여다봤다. 각 후보들에게 껄끄러울 수 있는 질문을 하나씩 던지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전략과 방안을 살펴봤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현재 서울시장 야권 후보 중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여권 후보와의 가상 양자대결을 펼칠 경우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건 안 대표가 유일하다.
안 대표는 높은 지지율에 대한 국민일보 질의에 “저의 경쟁력은 누가 나와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야권 후보이고, 야권 단일화가 됐을 때 가장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필승후보라는 점에서 생겨난다”고 답변했다.
‘용두사미’ 이번엔 다르다?
하지만 안 대표는 2017년 대선과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모두 3위로 레이스를 마감한 전력이 있다. 거대양당 질서를 깨고 제3지대를 복원하겠다며 야심차게 출마했지만 선거운동 과정에서 드러난 TV토론 실수나 당 조직의 열세 등 악재가 겹치면서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후 ‘용두사미(龍頭蛇尾)’ 패턴이 안 대표의 취약점으로 거론돼왔다. 이준석 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지난달 한 라디오방송에서 “선거에 돌입하면 정책이나 TV토론에서 약점을 드러낼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안 대표의 이번 선거는 어떨까.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과거 그런 현상이 있었던 건 3자 구도에서 사표 방지 심리가 작동했기 때문”이라며 “지금 현장에 나가보면 오히려 안 대표 쪽으로 사표 방지 심리가 작동하는 걸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선거에선 안 대표가 거대 양당 구조에서 손해를 봤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야권 지지자들로부터 당선가능성을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과거 패턴을 보면 안 대표의 ‘선강후약(先强後弱)’은 공식선거운동 돌입 이후 본인의 실수나 취약한 조직 때문에 발생했다”며 “이번에는 단일화 이슈가 있기 때문에 반복됐던 ‘후약’ 부분이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될 경우 국민의힘 지원을 받아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지지율 유지가 관건
현재 추세대로라면 안 대표의 지지율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권 심판론이 우세한 선거 구도에서 확장성이나 당선 가능성을 놓고봤을 때 안 대표가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나 오세훈 전 서울시장보다 앞서 있다는 것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안 대표는 양극단의 거대 양당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의사를 투사하기 가장 좋은 인물”이라며 “야권 지지자 입장에서도 정권을 심판하고 싶은데 나 전 의원이나 오 전 시장보다 안 대표가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에 지지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 대표의 행보에 대해선 ‘철수 정치’라는 부정적 평가도 따라다닌다. 안 대표는 이에 대해 “국민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거듭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를 계기로 야권이 국민적 여망에 부응하는 대안·수권세력으로 재탄생하길 기원한다. 저 역시 야권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제3지대 단일화 과정을 비롯해 여러 차례 후보 간 토론을 해야하는 안 대표가 실수로 지지율을 깎아먹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박성민 대표는 “안 대표가 TV토론에 대한 트라우마는 남아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기대치가 낮아져있는 상황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백상진 이현우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