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나가는 박영선…일제히 견제 나선 야권 후보들

입력 2021-02-10 16:59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가상대결 조사에서 양자·다자 대결 모두 야권 후보에 비해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심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가운데 일단 박 후보가 먼저 치고나가자 야권 후보가 일제히 박 후보를 공격하며 견제에 돌입했다.

리얼미터가 YTN·TBS 의뢰로 지난 7~8일 18세 이상 서울시민 1016명을 조사한 결과 박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가상대결에서 38.9%대 36.3%를 기록,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p)내에서 앞섰다고 10일 밝혔다. 박 후보는 국민의힘 예비후보와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는 오차범위 밖으로 앞서 나갔다. 박 후보 대 나경원 예비후보는 39.7%대 34.0%, 박 후보 대 오세훈 예비후보는 40.6% 대 29.7%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3자 대결에서도 박 후보는 모든 야권 후보보다 오차 범위 밖 우위를 드러냈다. 박 후보와 나 후보, 안 대표가 후보로 나설 경우 지지율은 각각 37.5%, 25.0%, 22.7%였다. 박 후보와 오 후보, 안 대표가 붙었을 경우에는 37.7%, 18.7%, 26.7%로 조사됐다. 여야 후보를 모두 포함한 서울시장 적합도 조사에서도 박 후보는 26.2%를 기록, 안 대표(19.0%)와 나 후보(15.1%)보다 우위를 점했다.

세 야권 후보는 우상호 민주당 예비후보와 맞대결을 벌일 경우에는 모두 승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 대표, 나 후보, 오 후보는 우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각각 40.4%, 34.4%, 32.7%를 기록했다. 우 후보는 차례로 28.2%, 29.1%, 30.6% 지지율을 얻는데 그쳤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32.2%, 국민의힘 28.1%, 국민의당 6.9% 열린민주당 5.0% 순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국민의힘 후보들은 이날 일제히 박 후보 공약을 때리고 나섰다. 오 후보는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공상과학(SF) 영화를 너무 자주 보셨냐”며 박 후보의 수직정원도시·수직정원등대 구상을 비판했다.

그는 “공공시설과 대규모 스마트 팜, 1인 가구가 살 수 있는 오피스텔 등을 수직으로 배치해 한 공간 안에서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한다는데 세부 계획은 말문을 막히게 한다”며 “굳이 인공조형물에 조성된 숲에서 자연과 휴식을 즐기고, 도시농업을 체험하고 싶은 서울 시민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실행 가능성과 정책의 효율성조차 따져보지 않고 설익은 공약을 선택해 발표하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집권여당 유력후보의 이 천진난만한 가벼움을 어찌하면 좋을까”라고 강조했다.


나 후보는 ‘결혼·출산 1억원 보조금’ 공약을 박 후보가 “시에서 돈을 준다고 결혼하고 출산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한 데 대해 “어처구니없는 셀프디스”라고 반박했다.

나 후보는 지난 서울시장 경선 당시 박 후보가 ‘둘째 출산 시 5세까지 매월 20만원 지급’ 및 임대주택 우선 공급을 약속한 점을 거론하며 “최소한 앞뒤는 가려가며 비판하라”고 말했다.

조은희 예비후보도 “(수직정원등대는) SF 만화 같다. 실패가 뻔하다”며 “중국에서는 수직정원도시에 벌레가 많아 입주를 거부당한 사례도 있다. 도시의 흉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구 김동우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