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살 조카를 폭행하고 물고문해 숨지게 한 40대 부부가 10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이들은 조카에 대한 심경을 묻는 질문에 “미안해요”라고 짧게 대답한 뒤 도망치듯 차량에 올랐다.
숨진 A양(10)의 이모 B씨는 이날 오후 1시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법으로 향하기 전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학대 시점, 동생(A양 친모)과의 관계 등을 묻는 말엔 입을 닫았다.
앞서 모습을 드러낸 이모부(40대)는 어린 조카를 왜 숨지게 했느냐고 묻자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사과했다. 혐의를 인정하는지 등 다른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B씨 부부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이동해 표정 변화 등은 알 수 없었다. 이들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진행되고 있다.
앞서 8일 낮 12시35분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의 B씨 부부 집에서 B양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아이가 욕조에 빠져 숨을 쉬지 못한다”는 B씨 부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A양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이후 A양의 몸 곳곳에서 멍 자국을 발견한 병원 의료진과 구급대원들이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A양이 말을 듣지 않고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플라스틱 파리채 등으로 폭행하고 물이 담긴 욕조에 머리를 강제로 넣어 고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장실질심사 결과는 이날 저녁쯤 나올 전망이다.
이홍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