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대규모 군중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위대 편에 서기로 한 경찰관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10일 현지매체 미얀마나우에 따르면 전날 ‘아웅 꼬 꼬’라는 이름의 경위가 수도 네피도에서 시위대에 합류했다. 아웅 경위는 시위대 편에 서 바리케이드와 방패로 시민의 행진을 막는 동료 경찰들에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독재자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타도’를 촉구하는 성명도 냈다. 아웅 경위는 성명에서 “민주주의를 위한 우리의 싸움이 성공하지 못할 경우 오랜 감옥 생활을 해야 할 걸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5000만명이 넘는 국민과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싸울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세대를 위한 이 싸움에서 설사 가장 사랑하는 딸을 잃는다 하더라도 딸이 흘라잉이라는 독재자 치하에서 살게 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미얀마나우는 아웅 경위뿐만 아니라 중부 마그웨 지역에서도 경찰 4명이 시위대에 합류했다고 현지 SNS를 인용해 전했다. 매체는 이 가운데 일부 경찰은 쿠데타 불복종을 상징하는 빨간색 리본을 달았다고 덧붙였다. 빨간색은 구금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상징한다.
현지 매체 일레븐도 경찰 3명이 마그웨대학 앞에서 시위대 행진을 막던 중 군중에 합류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박수로 이들을 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경찰은 일레븐에 “국민의 경찰이 돼 달라는 국민 요구에 더는 귀를 닫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