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 두고 차마…” 방역 전사들 설연휴도 반납

입력 2021-02-10 11:12 수정 2021-02-10 15:47
경기도 고양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코로나병동에서 임승희 간호사가 설 명절을 앞두고 가족과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OK!” 경기도 고양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코로나 병동에서 10일 임승희 간호사가 유리 벽 너머 간호사들에게 수신호를 보낸다. 유리 벽으로 단절된 코로나 병동에서 간호사들은 무전기와 필답, 수신호로 의사소통을 한다. 환자를 살피고 나온 간호사의 ‘OK’ 수신호는 명절을 잊고 근무하는 의료진에게 안도감을 준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코로나병동에서 임승희 간호사가 근무 도중 'OK'사인을 보내고 있다.

“이번 설에는 고향에 안 가야 효도라는데... 그래도 마음이 썩 편하지는 않아요” 임 간호사가 가족을 못 보는 아쉬움을 영상통화로 달래며 말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서 임 간호사가 코로나 병실에 들어가기 앞서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 코앞이지만 코로나 병동에서는 설 분위기를 느낄 수 없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코로나 병동에서는 375명의 의료진이 이번 설에 근무한다. 환자를 돌봐야 하는 책임감과 혹시 모를 전염에 대한 불안감이 고향 가는 길을 막은 것이다. 하지만 마음마저 막을 수는 없다. 아쉬운 마음은 영상통화로 달래고 방호복을 다시 챙겨 입는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서 임 간호사가 방호복을 입고 있다.


이규진 간호사가 10일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 코로나병동 본부에서 근무에 투입되기 전 시댁으로 내려간 자녀 양주연 양(12)·주성 군(10)에게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 코로나 병동 본부 이규진 간호사는 이번 설에 두 자녀와 남편만 시댁인 부산으로 갔다. 5인 이상 집합금지와 환자를 돌봐야 하는 사명감 때문이다. 근무에 투입되기 전 이 간호사는 두 자녀와 영상통화로 기운을 얻는다.

이은빈 간호사가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 코로나병동 본부에서 근무에 투입되기 전 충남 아산 고향에 계신 어머니 권혁주씨와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같은 조 근무에 편성된 김수연 간호사(가운데)가 함께 인사를 드리고 있다.

경찰병원 이은빈 간호사는 충남 아산에 계신 어머니 권혁주 씨와 영상통화를 자주 한다. 명절에 못 찾아 봬서 죄송 하다는 간호사의 말에 어머니 권 씨는 “우리 딸이 있어서 안심이다. 환자들 잘 돌보고 건강 잘 챙겨”라며 ‘덕분에’ 수신호를 보냈다.

김수연 간호사가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 코로나병동 본부에서 근무에 투입되기 전 전남 무안에 계신 시어머니 최점심씨에게 영상통화로 안부를 전하고 있다.

경찰병원 코로나 병동 김수연 간호사는 전남 무안에 계신 시어머니 최점심 씨에게 영상통화로 설 인사를 대신했다. 김 간호사는 “코로나 때문에 못 뵌 지 오래됐어요. 빨리 코로나 사태가 진정돼서 예전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요”라고 했다.

김지훈 기자 dak@kmib.co.kr
윤성호 기자 cyberco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