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우가 부분 기억상실증, 뇌동맥류,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고백했다.
9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사진정리서비스 폰클렌징’에는 배우 정일우가 의뢰인으로 출연했다. 그는 10년간 휴대전화로 찍은 7만여장의 사진을 정리하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별걸 다 기록하는 남자’라는 MC 딘딘의 소개처럼 정일우의 사진첩에는 수많은 음식, 여행, 셀카 사진들이 가득했다. 미적 아름다움보다는 기록 목적에만 충실한 사진들이 웃음을 자아냈다.
이처럼 엄청난 양의 사진에는 안타까운 사연이 숨겨져 있었다. 정일우는 “예전에 교통사고가 나서 부분 기억상실증이 있다. 잘 기억을 못하기 때문에 사진들로 남겨놓는다. 기록해 놓으면 그때그때 기억을 할 수 있으니까 남겨둔다”고 털어놨다.
놀란 MC 윤종신이 구체적인 증상을 묻자, 정일우는 “지인의 얼굴은 아는데 어디서 만났는지 기억이 안 나는 등 부분적으로 기억이 지워진다”고 설명했다.
이날 방송에서 정일우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3번이나 걷게 된 이유도 털어놓았다. 뇌동맥류를 진단받고 앓게 된 심한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서였다고.
그는 “2013년 드라마 ‘황금무지개’를 찍을 때 두통이 심했다. 뇌동맥류 판정을 받았다. 시한폭탄 같은 병이어서 혈관이 부풀어 올라 터지면 뇌출혈로 죽는 거다. 언제 터질지 몰라 무서운 병이다”면서 “병을 앓고 나니까 우울증이 심하게 와서 사람도 안 만나고 한 달 동안 집 밖에도 안 나가고 있다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진첩에서 순례길 걷기를 준비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찾아 공개하기도 했다. 정일우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3번 다녀왔다. 500~600㎞ 정도 걸었다”며 “6개월을 준비했다. 정리된 준비물만 적은 거다”라고 설명했다.
정일우는 순례길 걷기 이후 달라진 마음가짐에 대해서 밝혔다. 그는 “배우는 누군가 불러줘야 하는 직업이라 불안감이 컸다. 산티아고를 다녀온 뒤에는 현재를 좀 즐기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걷고 나서 건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