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래, 삼성에서 물 만났다…공격효율 높인 정통 가드 면모

입력 2021-02-10 07:07 수정 2021-02-10 07:13
창원 LG에서 서울 삼성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가드 김시래. KBL 제공

김시래가 서울 삼성에서 물을 만났다. 적재적소에 공을 뿌려서 포워드와 센터에 공을 수혈해주는 역할을 부여받은 그는 팀의 슈팅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김시래는 트레이드된 지 단 두 경기 만에 팀 시즌 최다 어시스트를 해내면서 슛 효율성 면에서는 팀을 리그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김시래는 8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5라운드 전주 KCC 이지스와 경기에서 6점 1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팀은 비록 선두인 KCC를 상대로 83-88로 아쉽게 졌지만, 김시래는 올 시즌 삼성의 한 경기 최다 어시스트 기록을 경신했다. 친정팀 창원 LG를 상대로 한 지난 6일 삼성 데뷔전에서도 8어시스트를 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끈 바 있다.

김시래가 부여받은 역할은 우선 메인 볼 핸들러로서의 역할이다. LG에서는 평균 어시스트 5.7개를 기록했지만 이적 후 지난 두 경기 동안 평균 9.5개를 기록하면서 60% 높은 효율을 보였다.

창원 LG에서 서울 삼성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가드 김시래. KBL 제공

김시래의 어시스트는 삼성 선수들의 효율적인 슈팅을 도왔다. 3점 슛을 포함한 효율적인 슈팅 지표를 나타내는 EFG(Effective Field Goal Percentage)에서 52.5%를 보이며 리그 1위에 올라섰다. 슛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TS(True Shooting Percentage)에서도 55.2%로 리그 1위였다. 김시래의 이적 전까지 중위권에 머물렀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김시래의 패스 수혈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것은 삼성의 빅맨진이다. 특히 김준일이 두 경기 연속 10득점을 해내면서 시즌 초반의 영광을 되찾는 모양새다. 그가 지난 5경기 동안 평균 6.6득점을 하면서 필드골 성공률 38.8%에 그쳤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필드골 성공률은 76.9%로 정확히 2배가 상승하면서 효율이 극대화됐다. 아이제아 힉스는 두 경기 연속 15득점 이상을 기록했고, 함께 이적한 테리코 화이트도 두 경기 평균 15.5득점에 2점 슛 성공률 62.5%를 자랑했다. 이전 LG에서 평균 11.2득점에 그쳤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김시래는 팀의 슛 효율은 극대화했지만 이적한 뒤 본인의 슛 효율은 떨어졌다. LG에서 평균 12.1득점을 기록한 것에 비교해 삼성 이적 후 두 경기 동안 단 평균 5득점을 기록했다. 볼 수급의 역할을 부여받았다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그의 필드골 성공률은 23.5% 특히 3점 슛 성공률은 16.7%에 그쳤다. LG에서보다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김시래가 삼성을 봄 농구로 향하는 6강에 이르게 할 수 있을지 남은 5·6라운드가 주목된다. 삼성은 현재 17승 21패로 7위에 머물러 있다. 6위 부산 KT와는 2.5경기 차다. 그가 정통 가드로서의 면모를 더욱 부각하면서도 트레이드 후 잃어버린 슛 감각만 다시 찾아내는 게 관건이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