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대사관 직원들 술자리 폭행 사태… “술병으로 가격”

입력 2021-02-09 18:19 수정 2021-02-09 18:31
지난해 2월 중국 베이징에 있는 한국대사관 앞에 '중국의 어려움은 우리의 어려움'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뉴시스

주중 한국대사관에 근무하는 공무원 2명이 현지 행정직원을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외교부 감사관실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9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노동평동노동조합 재외공관행정지부에 따르면 현지에서 채용된 한국인 행정직원 A씨는 지난 4일 왕징의 한 술집에서 함께 있던 국회 소속 B씨와 국가정보원 소속 C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술에 취한 B씨가 무례하게 굴자 A씨가 항의했고, B씨가 술병으로 A씨의 머리를 내려쳤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는 이후 A씨가 B씨에게 병을 던졌고 C씨가 A씨를 소파에 눕혀 제압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A씨는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후 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해자에 대한 형사 처벌과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 피해자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요구했다. A씨는 이 사건을 외교부에 신고한 뒤 대사관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두 사람은 A씨를 일방적으로 폭행한 것이 아니라 서로 실랑이를 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폭행 피해 신고를 접수해 조사 중”이라며 “공정한 절차를 위해 자세한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