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줄어도 면세 수익은 ↑…항공업계 ‘무착륙 관광비행’ 총력전

입력 2021-02-10 07:00

항공업계가 야심차게 내놓은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상품의 지난달 이용자 수가 전월보다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면세 매출 수익성 등 상품의 유효성을 확인한 항공사들은 관광비행 운항 편수를 늘리고 홍보 이벤트를 내놓는 등 총력전에 나섰다.

9일 항공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관광비행 탑승객 수는 1212명으로 지난해 12월(1520명)보다 약 20% 감소했다. 다만 올해 초부터 적용된 정부의 거리두기 지침으로 공급 좌석 수가 줄어 평균 탑승률은 지난달 75.2%로 전월(49%)보다 늘었다. 에어부산(90.5%)과 티웨이항공(90.6%) 등이 가장 높은 탑승률을 기록했다. 무착륙 해외관광비행은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일본 등 해외 영공을 돈 후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상품으로 이용객은 면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용객 수는 줄었지만 상품의 수익성이 어느 정도 확인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관광비행을 이용하는 승객 대부분의 목적이 면세 쇼핑인 만큼 면세품 판매 수익 및 이에 따른 수수료가 쏠쏠하다는 평가다.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에어서울 등과 제휴를 맺고 있는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지난달 무착륙관광비행 매출이 전월보다 약 70% 증가했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달은 탑승객 수가 더 늘어 면세 매출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는 이달 관광비행 편수를 늘리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섰다. 안병석 에어부산 대표는 전날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탑승률이 90% 이상 되는 만큼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항공사들이 3차 운항 기간인 이달에 정부 허가를 받은 관광비행 상품은 총 23편으로 지난해 12월인 1차 운항 기간(16편)과 지난달(12편)보다 배 가까이 뛰었다.

홍보 및 할인 이벤트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상품 출시를 보류했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들도 관광비행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업계 최초로 마일리지로도 관광비행 운임을 결제할 수 있는 상품을 최근 내놓았다. 대한항공은 장거리용 대형기인 A380 기종을 투입해 차별화한다는 전략인 것으로 전해졌다.

티웨이항공은 기내 면세점 상품을 사전 예약 주문 시 최대 60%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을 통해 실시간으로 항공 여행 상품을 소개하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라이브 방송을 기획했다. 진에어는 승무원들이 국제선 관광비행 이용 팁을 소개하는 내용의 영상을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