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엇갈린 희비…식품업계 웃고, 유통업계 착잡

입력 2021-02-09 16:28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식품업계와 유통업계 희비가 엇갈렸다. 식품업계에서는 사상 최대 실적이 연일 발표되고, 유통업계는 다소 어두운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이마트는 사상 첫 매출 20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도 증가하며 선방했다.

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밥족이 세계적으로 증가하면서 식품업계가 호황을 누린 해였다. CJ제일제당, 오뚜기, 농심, 오리온, 풀무원 등 주요 식품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이 다소 떨어진 경우에도 영업이익 측면에서 크게 개선하며 호실적을 발표했다. 아직 지난해 실적이 공개되지 않은 대상, 동원, 삼양식품 등도 높은 실적이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매출 24조2457억원(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 영업이익 1조3596억원(51.6% 증가·연결기준)을 달성했다. CJ대한통운 실적을 제외해도 영업이익이 1조415억(전년 대비 73% 증가)원에 이르며 영업이익 1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국내에서보다 글로벌 사업이 급성장하면서 해외 매출 비중이 60%를 넘어선 게 주효했다. CJ제일제당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한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뚜기도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2조5958억원, 영업이익 1984억원으로 높은 실적을 냈다. 매출로는 사상 최대 실적이 아니지만 영업이익이 33.8% 증가하면서 내실을 다졌다. ‘신라면’과 ‘짜파게티’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라면 시장을 압도한 농심은 매출은 2조6397억원(전년 대비 12.6% 증가)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1603억원)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오리온은 매출 2조2304억원, 영업이익 3756억원으로 2019년부터 2년 연속 사상 최대 영업이익 실적을 냈다. 풀무원은 2조3112억원 매출(전년 대비 2.9% 감소), 459억원(50.3% 증가)을 기록하며 이익을 회복했다.



반면 유통업계는 주춤한 모습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분기마다 매출 기복이 심했던 게 연간 실적으로 확인됐다. 면세점, 호텔의 부진 또한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롯데쇼핑은 매출 16조761억원(전년 대비 8.8% 감소), 영업이익 3460억원(19.1% 감소)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백화점 사업부와 롯데시네마 운영사인 롯데컬처웍스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락했고, 마트는 매출이 줄었다. 다만 롯데마트의 영업이익은 19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2019년 영업손실 248억원이었던 롯데마트는 12개 점포 폐점으로 이익을 개선할 수 있었다. 롯데하이마트와 롯데홈쇼핑은 매출,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매출은 8조8623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2526억원으로 5.7% 증가했다.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였던 GS리테일은 4분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주춤하면서 전년 대비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대체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데 반해 이마트는 사상 첫 매출 20조원을 돌파하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이마트는 이날 지난해 매출 21조3949억원(전년 대비 17.8% 증가), 영업이익 2371억원(57.4% 증가)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마트 기존 점포의 매출 신장(1.4% 증가)과 트레이더스의 고성장(23.9%)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견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다같이 경쟁하는 체제가 만들어지면서 어느 한 기업이 ‘절대 강자’ 자리를 차지하는 게 불가능해졌다”며 “올해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