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요시로(森喜朗)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의 여성비하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약 390명의 올림픽 자원봉사자가 사퇴했다.
9일 NHK방송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을 위해 채용된 약 8만명의 자원봉사자 중 약 390명이 모리 위원장의 발언을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 2명도 같은 이유로 사퇴했다.
조직위원회는 “올림픽 운영에 지장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위원회는 자원봉사자들에게 불쾌한 감정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모리 위원장이 문제의 발언을 한 이후인 4일부터 8일까지 조직위원회 콜센터에는 4000건 이상의 항의 전화 및 이메일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90%는 모리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도쿄올림픽에서 관객들에게 교통 및 관광 안내를 할 예정이던 ‘도시자원봉사자’ 63명도 모리 회장에 발언에 반발하며 사퇴했다. 도쿄도에는 8일까지 1162건의 항의 전화·메일이 도착하는 등 일본 내에서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올림픽 후원 기업들도 모리 위원장의 발언에 “올림픽 이념에서 벗어난 발언, 유감이다”며 항의했다고 마이니치 신문은 전했다.
논란이 계속 확산하자 조직위는 이사와 평의원이 함께 참여하는 합동 회의를 오는 12일 개최할 예정이다. 회의에서는 모리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대응 방안을 협의한다.
모리 회장은 지난 3일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평의원회에서 여성 이사 증원 문제에 대해 “여성이 많이 있는 이사회는 시간이 걸린다”면서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 그는 “여성은 경쟁의식이 강하다. 누군가 한 사람이 손들고 말하면 자신도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모두 발언하게 된다”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모리 위원장은 지난 4일 취재진에 “올림픽·패럴림픽 정신에 반하는 부적절한 표현이었다”며 사죄했다. 다만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사임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비난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자 8일 도쿄신문에 “모두에게 폐를 끼쳤다는 생각에 회장직 사퇴 의사를 일단 굳혔었다. 하지만 조직위 간부가 만류해 사퇴 의사를 번복했다”고 밝혔다.
이난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