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전원회의를 주재하며 3주간의 잠행을 마쳤다. 김 위원장은 제8차 당 대회에서 내세웠던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목표를 세우는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맹비난하며 간부들을 다그쳤다. 삼중고(제재·코로나19·자연재해)로 가중된 경제난을 해소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 주재하에 당 중앙위원회 제8기 2차 전원회의가 지난 8일 열렸다고 9일 밝혔다. 김 위원장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인 것은 지난달 19일(보도일 기준) 이후 처음이다. 당 전원회의는 당 정치국 성원과 중앙위 위원 등이 참석하는 회의로 국가 핵심 전략 및 정책 노선이 결정된다.
김 위원장은 “당 대회 결정은 앞으로 5년간 각 분야에서 수행해야 할 중장기 과업들이므로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올해 사업계획을 세부적으로 따져보고 고착시켜 시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당 대회에서 2016년 자신이 내세웠던 경제정책 전반이 실패했음을 인정하며 ‘자력갱생’에 방점을 찍은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천명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당 8차 대회가 제시한 5개년 계획의 첫해 과업을 철저히 수행할 데 대한 강령적인 보고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보고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김 위원장이 경제 목표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경제지도기관들의 소극적이고 보신주의적인 경향들을 “신랄히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으로선 삼중고에 따른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소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며 “당 간부들의 사상과 정신이 완전히 변해야 새로 내세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동신문은 “전원회의는 계속된다”며 한 차례 이상 회의가 더 열린다는 사실을 알렸다. 김 위원장이 중단을 촉구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실시가 유력한 만큼 이어지는 회의에서 한·미를 겨냥한 메시지를 내놓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