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할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중생이 청와대 청원글을 통해 또 한 번의 관심과 도움을 요청했다.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성폭행 피해자는 시설에서 덜덜 떨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자신을 서울의 한 시설에서 지내는 16살 여중생이라고 소개하며 “2019년 중학교 1학년이던 무렵 성폭행당해 신고 접수된 후 국민청원 글을 올렸다. 당시 많은 관심 덕분에 4만명의 동의를 얻고 가해자는 징역 6년을 처벌받을 수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청원인은 “현재 부모님께선 아동학대로 인한 접근금지 명령, 양할아버지께선 성폭행으로 인한 감옥살이를 해 시설에서 지내고 있다”며 “부모님께 가끔씩 연락이 오면 할아버지가 걱정되니 용서하라는 말뿐이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 당시에는 시설에 가기 싫다며 울면서 거절했었다. 제 곁에서 저를 진심으로 사랑해서 지도해주시는 분이 없어 나쁜 길로 빠지기 때문”이라며 “실제로도 제가 시설로 옮긴 후 배운 것은 자해와 조건만남뿐”이라고 말했다.
청원인은 시설에 적응하지 못해 1년 동안 5곳의 시설을 옮겨 다녔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청원인은 여러 차례 자해를 시도했고 조건만남과 성매매에 발을 들였다고 했다.
그는 “친구들이 제 과거를 알고 멀리할까 두렵고, 제 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없다는 것에 마음이 저려온다. 이러한 상황을 이겨내고 사랑받고 싶고, 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제가 20살이 되면 할아버지는 감옥에서 나온다. 시설에서는 20살 되면 퇴소해야 하는 게 원칙이라 무섭고 많이 겁난다”며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다가올 미래에 나를 지켜줄 사람 또는 보호해줄 사람이 없다. 단지 (부모님은) 제가 할아버지를 용서해서 할아버지의 형량이 깎이는 걸 바란다. 하지만 저는 부모한테 돌아가고 싶지 않고 날 사랑해주는 부모를 만나고 싶다”며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제발 이번에는 잘되길 바라며 동의를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청원인은 지난해 4월부터 총 6차례에 걸쳐 청와대 청원글을 작성했다. 당시 청원인은 “자려고 불을 끄고 누웠는데 할아버지가 와서는 몸을 만지고 성폭행했다”며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특히 청원인은 “할아버지가 저에게 사과 한마디 없이 형이 과하다며 항소했다”며 “성범죄가 아무것도 아닌 단어가 되지 않게 피해자 위주의 법을 만들어 달라”고 주장했다.
양재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