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나경원 설전, 나경원→안철수 저격…물고물리는 여야 주자들

입력 2021-02-08 17:43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뛰어든 여야 후보 간에 물고 물리는 혼전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8일 국민의힘 예비후보 나경원 전 의원의 결혼·출산 지원 공약을 두고 나 후보와 설전을 벌였다. 나 전 의원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국민의힘 다른 주자들은 나 전 의원을 공격하는 등 본경선을 시작한 야권 후보들의 기싸움도 본격화되고 있다.

박 전 장관은 CBS 라디오에서 신혼부부에 1억170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나 전 의원 공약을 언급하며 “결혼이나 출산이라는 문제를 돈과 연결해서 가는 것은 동의하기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혼과 출산의 기본 가치는 행복이다. 삶을 행복하게 해주고, 아이를 기르기 쉽게 만드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즉각 반격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박영선 후보님, 달나라 시장이 되려고 하시느냐”며 “묻고 싶다. ‘어떻게’ 시민들을 행복하게, 즐겁게 해드릴 것인가. 그 ‘how to(방법)’ 중 주거 안정을 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국민의힘 후보들은 최고점 본경선 진출자로 알려진 나 전 의원을 집중 공격했다. 오 전 시장은 “강성 보수인 황교안 나경원 투톱의 당 운용 결과가 지난 총선 결과”라며 21대 총선 패배 책임을 나 전 의원에게로 돌렸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나 후보가 들으면 불편할 수 있지만, 저희는 여성계에서 기득권”이라며 여성 가산점 10% 포기를 거듭 제안하며 나 후보를 압박했다.

나 전 의원은 안철수 대표를 저격하며 비판 시선을 외부로 돌렸다. 나 전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명동의안이 가결된 것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게 안 대표의 국민의당”이라며 “(안 대표가) 이런 상황을 가져오고 야권 후보로 (지금) 열심히 뛰시니까 참 모순적인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나 전 의원은 노무현정부 출신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선거캠프 고문으로 영입했다.

당내 후보 간 비방전이 과열될 조짐을 보이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경선 과정에서 각자 자기가 하는 도리가 당에 어떤 영향 미칠 것인지 생각하면서 경쟁하는 게 옳지 않으냐”며 자제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후보자 기호 추첨을 위한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기호 1번부터 오신환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순으로 번호를 배정받았다.

이가현 김동우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