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사 해치고 탈출한 인니 호랑이…마을 봉쇄, 공포의하루

입력 2021-02-08 17:24
수마트라 호랑이. 게티이미지뱅크

보르네오섬 인도네시아령의 동물원에서 멸종위기종 수마트라호랑이 두 마리가 탈출했다. 사육사를 해치고 달아난 호랑이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사살됐으며 다른 한 마리는 생포됐다.

7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일간 매체 콤파스 등에 따르면 보르네오섬 서부 칼리만탄 싱카왕시의 ‘싱카 동물원(Sinka Zoo)’에서 생후 2년, 18개월 된 암컷 호랑이 두 마리가 5일 오후 2시쯤 탈출했다.

호랑이들은 며칠간 내린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사육장에 구멍이 생기자 이를 통해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랑이 사육장 근처에서는 타조, 원숭이, 화식조(cassowary)의 사체가 발견됐고, 탈출을 막으려 했던 47세의 사육사는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즉각 주변 마을을 봉쇄하고,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령을 내렸다. 경찰과 동물원 직원들은 드론까지 투입해 탈출한 호랑이 수색에 나섰다.

경찰 총에 사살된 호랑이 에카. 메트로TV. 연합뉴스(좌). JTBC 뉴스룸 캡처(우).

탈출 다음 날인 6일 오전 경찰은 에카(Eka)라는 이름의 호랑이를 찾을 수 있었다. 이송을 위해 마취총을 쐈으나 에카는 난동을 부리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 보였다. 결국 경찰은 에카를 사살했다.

경찰 관계자는 “먼저 마취총으로 생포를 시도했으나 불가능했다. 호랑이가 매우 공격적으로 행동하고 있었다”며 “생포했으면 좋았겠지만, 사람 목숨이 더 중요하기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호랑이 토라(Tora)도 같은 날 오후 5시30분쯤 발견됐다. 토라는 마취총을 맞은 뒤 경찰과 동물원 직원들에 의해 생포됐다.

수마트라호랑이는 국제 자연 보전 연맹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에 의해 심각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됐다. 1970년대 1000마리 가량이 야생에 분포하고 있던 것과 달리, 현재는 산림파괴와 밀렵으로 인해 400~600마리 정도만 남아있다.

이난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