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농구(NBA) 새크라멘토 킹스가 서부 콘퍼런스 선두 경쟁을 하는 LA 클리퍼스에 설욕하며 4연승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새크라멘토의 희망으로 거듭나고 있는 ‘슬래싱 가드’ 디애런 폭스가 있다.
새크라멘토가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2020-2021 NBA 정규리그 클리퍼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접전 끝에 113대 1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4연승을 달성한 새크라멘토는 시즌 성적 12승 11패를 장식했다. 지난달 16과 21일 2연패를 허용한 클리퍼스를 상대로 해낸 설욕전에다가 LA 레이커스 유타 재즈와의 선두 경쟁에서 클리퍼스를 끌어내린 경기라서 새크라멘토엔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4쿼터 중반 클러치 상황에서의 주인공은 폭스였다. 폭스는 양 팀이 시소게임을 하던 쿼터 중반부터 3점 슛 2개를 포함한 12득점을 만들어내며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 이날 경기에서 36득점 7어시스트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최근 새크라멘토의 상승세는 곧 폭스의 상승세라고 봐도 무방하다. 4경기 이전의 성적을 비교해보면 12월에는 평균 20.6득점 6.6어시스트, 1월에는 21.5득점 5.9리바운드에 그쳤다. 2월 들어서의 최근 4경기에서는 평균 31득점으로 무려 지난달보다 44% 상승했다.
특히 폭스의 3점 슛의 발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2월 첫 5경기에서는 3점 슛 성공률이 31.8%에 그쳤던 것이 2월에는 37.9%로 8.1% 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3점 슛을 시도할 기회도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12월 평균 4.4번 시도에서 2월 7.3번 시도로 경기당 3번씩 더 던졌다. 결과는 3점 슛에서 12월보다 두 배 더 좋은 성적이 나왔다. 12월 경기 평균 1.4개에서 2월 2.8개로 늘어났다.
2017년 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 킹스 지명을 받아 NBA 데뷔한 폭스는 “그는 5년 이내에 리그 최고의 포인트가드가 될 것이다”라는 말을 들을 만큼 언론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순간적인 돌파 능력과 스피드만큼은 리그 최고라고 꼽힐 정도였다. 다만 데뷔 당시의 2017-18 루키 시즌에선 평균 11.6득점 4.4어시스트로 아쉬운 기록을 냈다. 빠른 스피드와 함께 가야할 슈팅 능력이 약점으로 꼽혔다. 이를 극복하려는 폭스의 노력으로 지난 2018-19시즌 37.1%까지 올라왔던 3점 슛 성공률은 2019-20시즌 29.2%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은 폭스가 각성하는 시기다. 최근 4연승 성적은 슛 성공률에서만 보면 지난 2018-19시즌과 3점 슛 능력과 비슷하지만, 당시에는 매 경기에 단 1.1개의 3점 슛을 성공시킨 것에 비하면 큰 발전을 보이고 있다. 앞서 새크라멘토는 시즌 시작 전 폭스를 킹스의 미래로 보고 5년 1억6300만 달러(약 1825억6000만원)에 달하는 맥시멈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