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철 ‘남편 믿는다’는 강난희 저격? “박원순 성희롱 맞다”

입력 2021-02-08 16:09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에 관한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8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피해자에게 성희롱이 맞다고 판단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 결과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전 시장의 부인인 강난희 여사가 “나의 남편 박원순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고 밝힌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전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박 전 시장의 권력형 성추행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제가 어떤 판단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근래에 인권위의 결정이 있었다. 인권위의 결정은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장관은 해당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에는 “피해자의 피해 사실과 2차 가해까지 주어지고 있는 데 대해 굉징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피해자의 피해가 더 가중되거나 2차 가해가 있어선 안 된다”고 했다.그는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국민을 위해 써야 할 예산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 및 의원의 귀책사유로 4·7 재보궐 선거에 쓰인다는 비판에는 “인권위 결정 이후 당에서 사과를 한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달25일 제2차 전원위원회에서 박 전 시장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직권조사 결과를 심의·의결했다. 국가기관이 공식적으로 박 전 시장과 관련한 의혹을 성희롱으로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관련 수사를 맡은 검찰과 경찰은 대부분 ‘혐의없음’으로 종결한 바 있다.

앞서 지난 6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박원순의 동지 여러분 강난희입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손편지 2장이 유포됐다. 또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제출했다는 탄원서 1장의 사진이 확산됐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부인 강난희 여사의 손편지.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강 씨로 쓴 것으로 확인된 이 편지에는 “아직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라며 “나의 남편 박원순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 “저와 우리 가족은 박원순의 도덕성을 믿고 회복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추모를 통해 우리는 박원순과 함께 세상을 변화시키는 우리의 꿈을 이어갈 것”이라는 내용도 있다.

이를 두고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 측은 강 여사의 편지가 ‘2차 가해’라고 지칭하며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건 부적절하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전 장관은 또 정인이 부검 결과를 살펴봤느냐는 질의를 받고선 “상세하게는 못봤지만 저희들이 보기엔 충격적이었다”고 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부인 강난희 여사의 손편지.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전 장관은 “정인이 사건으로 통칭하는 그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 전반에 대한 시스템을 돌아보고 그것(아동학대)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인이 사건은 입양 이후 3차례나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은 학대 증거를 찾지 못하고 아이를 부모에게 돌려보냈다. 신고 처리와 감독 업무를 맡았던 경찰관들은 사건이 알려진 후 징계를 받았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