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집 욕조 빠져 숨진 10살, 몸 멍자국…“학대의심”

입력 2021-02-08 16:05 수정 2021-02-08 16:06

이모 집에 맡겨졌던 10살 여자아이가 욕조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데 아이 몸 곳곳에서 멍 자국이 발견되는 등 학대 정황이 의심돼 경찰이 이모 부부를 긴급체포했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8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숨진 A양(10)의 이모 B씨와 이모부(모두 40대)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B씨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몇 번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은 이날 낮 12시 35분쯤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 B씨네 집 아파트 화장실 욕조에 빠져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B씨로부터 “아이가 욕조에 빠졌다”는 119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A양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A양은 끝내 숨졌다.

이 과정에서 병원 의료진들은 A양 온몸에서 멍 자국을 발견,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에 B씨 부부를 긴급체포해 학대 혐의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B씨부부가 일부 학대 사실을 인정함에 따라 A양이 욕조에 왜 빠졌는지 등 자세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양은 친부모와 떨어져 3∼4개월 전부터 이모네 집에 맡겨져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경찰에서 “동생이 이사 문제로 애를 키우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내가 맡아주고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B씨 등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사고 경위는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명확한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