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사대적 열패의식’이라는 반격은 비판이 아니라 비난”이라며 “지도자에게 철학과 비전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때론 말과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지사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을 놓고 이 지사와 이낙연 민주당 대표 간의 신경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임 전 실장이 이 대표를 지원 사격하는 구도가 연출됐다.
임 전 실장은 8일 페이스북에 “(기본소득을) ‘알래스카 외에는 하는 곳이 없고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는 표현이 뭐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니다”며 “그 분(이 대표)은 명색이 우리가 속한 민주당의 대표”라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 지사의 기본소득 주장에 “알래스카를 빼고는 하는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지사가 “사대주의 열패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반박하면서 신경전이 벌어졌었다.
임 전 실장은 “기본소득이란 말 그대로 ‘국민 모두에게 조건 없이 빈곤선 이상으로 살기에 충분한 월간 생계비를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며 “이 지사가 중장기 목표로 제시하는 월 50만원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약 317조의 예산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더욱 건강하고 활발한 토론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지사는) 이 대표의 지적에 많이 화를 내셨다. 이 지사님 표현 그대로 ‘정치적 억지나 폄훼가 아닌 상식과 합리성에 기초한 건설적인 논쟁’을 기대해 본다”고 했다.
여권 대선주자 구도에서 ‘제3 후보’로 거론되는 임 전 실장은 지난달에도 재난지원급 선별·보편 지급 논란에 대해 “고통과 피해가 큰 곳에 더 빨리 더 과감하게 더 두텁게 지원하는 것이 더 긴요하고 더 공정하고 더 정의롭다”고 이 지사를 에둘러 비판했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