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기본소득을 두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는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 “지도자에게 철학과 비전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때론 말과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며 에둘러 비판했다.
임 전 실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기본소득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그는 “이재명 지사는 1인당 연간 100만원을 당장 시작하자고 한다. 약 52조원의 예산이 필요한 반면, 국민 1인당 돌아가는 금액은 월 8만3300원이다”라며 “이 지사가 중장기 목표로 제시하는 월 50만원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약 317조의 예산이 소요된다. 월 50만원이 아직 생계비에 터무니없이 부족한데도 이미 어마어마한 규모의 증세가 필요하다. 스위스에서 부결된 이유를 쉽게 짐작하게 되는 대목”이라고 했다.
임 전 실장은 그러면서 “(이 지사가) 이낙연 대표의 지적에 많이 화를 냈다. ‘알래스카 외에는 하는 곳이 없고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 는 표현이 뭐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닌데 말이다”라며 “그리고 그분은 명색이 우리가 속한 민주당의 대표다. ‘사대적 열패 의식’이라는 반격은 비판이 아니라 비난으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서 “1인당 연간 100만원(분기별 25만원씩) 기본소득은 결단만 하면 수년 내 얼마든지 시행이 가능하다”며 “정치적 억지나 폄훼가 아닌 상식과 합리성에 기초한 건설적인 논쟁을 기대한다”며 이 대표를 겨냥했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2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뒤 기자들과 만나 기본소득과 관련해 “알래스카를 빼고 하는 곳이 없다”면서 “(기본소득은)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