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최근 SK그룹을 비롯해 일부 대기업 사이에서 ‘성과급’ 규모를 놓고 직원들의 반발이 빗발치고 있는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KBS의 억대 연봉 논란과 관련해서도 사회 양극화로 인한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사기업의 급여 관련 문제에 대해 정치권이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고 회사 수익이 많으면 직원들이 충분히 더 받아야 하는 것도 이해한다”면서도 “하필 어려운 시기에 공개적으로 불거진 대기업의 성과급 논란을 많은 국민이 어떻게 바라볼지 생각하면 씁쓸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염 최고위원은 이어 “한켠에서는 공개적으로 성과급 논란이 벌어지고 바로 또 얼마 전에는 공영방송사가 억대 연봉 구설수에 휘말렸다”면서 “코로나19로 사회 양극화가 심해졌는데 공동체의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마저 양극화로 치닫는 것은 아닌지, 사회공동체 신뢰에 균형과 분열이 나오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염 최고위원은 또 “대기업의 사회적 위치는 상당하다. 부모님께는 자랑이고 누군가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라며 “그런 만큼 공동체의 아픔에 더 배려하는 성숙한 자세를 키워가길 바란다. 그것이 대기업이 저마다 내세우는 공적 목표인 존경 받는 기업이 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대기업 성과급을 둘러싸고 내부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지난해 영업이익(약 5조원)이 전년 대비 84% 늘어난 대가로 연봉의 20%를 초과이익배분금(PS)으로 지급한다는 공지를 냈다. 하지만 곧바로 직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실적이 좋지 않아 위로금 성격의 ‘특별기여금’이 지급된 2019년과 지난해 성과급 수준이 같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도 사업 부문별로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지급했다. 특히 TV를 만드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와 스마트폰 사업부(IM)는 최대 ‘연봉의 50%’를 받았다. ‘연봉의 47%’를 받은 반도체 부서에선 불만이 터졌다.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반도체 부서에서 벌었는데 성과급은 더 적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불만이었다. 삼성의 전자 관련 계열사(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에서도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보다 성과급이 너무 박하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