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단체가 3살 아이에게 물고문에 가까운 학대를 한 울산 국공립어린이집 교사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달라는 공식 의견서를 8일 검찰과 재판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이날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에 따르면 이들은 오전 검찰에 A4용지 5장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한다.
이 의견서에는 “3살 아이에게 거의 매일 13분 동안 7컵의 물을 억지로 마시게 했다면 혈중 나트륨 농도가 떨어지고 물이 뇌세포로 이동하면서 뇌가 부어 자칫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적혀 있다.
의견서에는 또 “이 같은 내용은 소아과학 교과서에도 나온다”며 “심지어 어른도 이 같은 상황에서는 급성 물중독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은 단순 아동학대가 아닌 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현택 소청과의사회장은 “뇌부종이 와서 뇌가 잘못될 수 있고, 심장도 잘못될 수 있다”며 “내일 오전 우편으로 이 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울산 남부경찰서는 2019년 11월 부모로부터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받고 울산의 한 국공립어린이집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 학대 정황 28건을 확인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가해 보육교사 2명과 원장에 대한 재판이 진행됐지만 보육교사가 아동에게 물을 억지로 먹여 토하게 만드는 이른바 ‘물고문’ 등 행위가 경찰 수사 내용에 포함되지 않아 부실 수사 논란이 일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가 먹다 남은 음식쓰레기를 아이가 먹기 싫어하는데도 숟가락을 강제로 우겨넣고 다른 아이들이 남긴 물까지 먹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에 지난해 12월 법원 선고를 하루 앞두고 검찰이 변론 재개를 신청하면서 선고가 미뤄졌고, 경찰이 재수사에 들어가게 됐다. 경찰은 부실 수사를 인정, 보강 수사를 거쳐 지난달 다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다른 피해 아동이 3~4명 더 확인된 만큼 사건을 병합해 수사할 방침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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