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프로스포츠 단일 경기 중 최대 이벤트로 꼽히는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에서 TV 광고는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묘미다.
당해를 상징할 만큼 성장했거나 사업 확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슈퍼볼 중계방송에 경쟁적으로 광고를 편성해 위상을 과시하거나 신제품을 소개한다. 올해 슈퍼볼 TV 광고에는 비대면 업종의 대규모 유입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로 55회째를 맞이한 슈퍼볼은 8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탬파베이 버커니어스의 대결로 펼쳐진다. NFL은 수용 인원 7만5000명인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의 관중석을 30% 이내인 2만2000석만 개방한다. 입장객 중 7500명은 백신을 접종한 의료계 종사자다. 관중석 개방 비율이 사실상 19% 선으로 제한된 셈이다.
관중석은 제한됐지만 TV 시청에는 제약이 없다. 시즌 내내 NFL을 즐기지 않은 미국인도 슈퍼볼만큼은 시청한다. 그 시청률이 매년 40%를 웃돈다. 이런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즐기려는 해외 시청자까지 몰려들면서 슈퍼볼의 TV 광고 비용은 프로스포츠 단일 경기에서 최고가로 책정된다.
올해 중계방송사는 CBS. 이 방송사는 30초당 광고 단가를 약 550만 달러(약 61억8000만원)로 책정했다. 이마저도 지난해 3월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을 한 달 앞두고 개최됐던 제54회 슈퍼볼의 30초당 광고 단가보다 10만 달러(약 1억1200만원)가 줄어든 금액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은 광고주도 바꿔놨다. 미국 경제채널 CNBC는 “올해 슈퍼볼에서 시청자들은 새로운 TV 광고를 만날 것”이라며 “대부분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호황을 누린 기업들”이라고 전했다.
슈퍼볼 광고를 새롭게 선보일 기업은 무료 증권 앱(애플리케이션) 로빈후드, 온라인 배달 업체 도어대시, 온라인 중고장터 머카리, 온라인 중고차 거래 사이트 브룸,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 인디드·파이퍼 등이다. 코로나19 대유행에서 호황을 누린 비대면 업체들이다.
이 틈에 슈퍼볼 TV 광고를 오랫동안 사수해온 음료업체 코카콜라와 펩시, 주류업체 버드와이저, 한국의 자동차 기업 현대차·기아차는 발을 뺐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기업 간 엇갈린 표정이 슈퍼볼 TV 광고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나게 됐다.
광고업체 인터퍼블릭그룹의 리 뉴먼 최고경영자(CEO)는 “그동안의 슈퍼볼 TV 광고가 누구나 알 수 있는 이름으로 전환하는 도구로 사용됐다. 올해에도 이 경향이 다르지 않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