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전 美대사 “3차례 북미회담 성사, 상상 못했다”

입력 2021-02-07 21:19
해리 해리스(왼쪽) 전 주한미국대사가 지난해 3월 4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조세영 전 외교부 제1차관과 팔꿈치를 부딪히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가 3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어렸을 때 공상과학소설을 읽곤 했는데도 그런 상황을 상상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해리스 전 대사는 퇴임 전인 지난달 대사관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이뤄진 남북미 정상 회동을 두고 회담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아는 남측 당국자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무(無)에서 정상회담을 만들어내는 것은 매우 흥미진진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정경두 전 국방장관에 대해서는 “우리가 하나도 빠짐없이 의견 일치를 본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우정을 쌓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리스 전 대사는 한국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특유의 콧수염이 일제강점기 총독들의 고압적인 모습과 비유된 것에 관한 질문에 “(한국에서 자신에 대한) 일부 인종차별에 대해 놀랐다”며 “한국과 일본 간 역사적 문제로 올가미에 걸릴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주일 미군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국의 방위비 증액 요구, 남북협력 등 한미 간 이견이 있는 사안에서 해리스 전 대사가 미국의 입장을 대변할 때마다 콧수염 논란이 벌어졌다. 그는 지난해 1월 외신 기자들에게 “내 인종적 배경, 특히 내가 일본계 미국인이라는 점에서 언론, 특히 소셜미디어에서 비판받고 있다”고 한 바 있다. 임기를 마친 해리스 전 대사는 지난달 21일 미국으로 돌아갔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