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라디오 아나운서의 뉴스 편파방송이 논란이 된 가운데 노동조합(1노조)이 관련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여기에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서울특별시장(葬)’ 반대 청원과 관련된 내용도 포함됐다.
보수 성향인 1노조는 지난해 5∼9월 KBS1라디오 주말 오후 2시 뉴스 내용을 전수조사한 결과 진행자인 김모 아나운서가 큐시트에 배치된 기사를 임의로 삭제하고, 방송하지 않은 사례들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1노조는 김 아나운서가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로 수조 원의 피해자가 발생한 라임 사태에 대한 검찰의 수사 속보와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정부가 방관한다는 내용의 북한 측 비난 성명을 삭제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청와대의 송철호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의 수사 속보,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사장을 지낸 정의기억연대 마포 피해자 쉼터 소장 사망 사건, 박 전 시장의 ‘서울특별시장(葬)’ 반대 국민청원에 50만명이 동의했다는 내용, 박 전 시장 명의의 휴대전화 통신조회 영장기각 등 경찰의 수사 난항 내용 등이 삭제됐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김 아나운서가 원문 기사에 없는 내용을 자의로 추가해 방송했다며 2건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1노조는 그중 하나의 사례로 김 아나운서가 ‘일요진단 라이브’ 중 정세균 국무총리가 출연한 부분과 관련된 기사에 세 문장을 추가해 방송했다고 했다.
앞서 1노조는 김 아나운서가 정부 여당에 불리한 뉴스를 축소하거나 삭제하고, 유리한 내용은 부풀려 읽었다고 주장해왔다. 1노조는 지난달 27일 김 아나운서를 방송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지난 1일에는 해당 라디오 프로그램 내용 조사 1차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는 1차 때와 합치면 사실상 전수조사 결과라는 게 1노조의 설명이다.
현재 김 아나운서는 업무 정지 상태다. KBS는 논란이 일자 김 아나운서와 라디오 뉴스 편집기자 등 관련자들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