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부터 비수도권의 카페, 식당, 다중이용시설 등의 영업시간이 기존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까지로 1시간 연장됨에 따라 비수도권 자영업자들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이번 조치에서 빠진 수도권 자영업자들은 매출 감소 장기화를 호소하고 있다. 1시간 추가 영업시간을 두고 희비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정부 결정에 불복하며 개점 시위에 나서기로 했다.
부산 해운대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조모(38)씨는 7일 “영업시간 연장 조치가 갑작스레 발표돼 조만간 영업시간을 1시간 연장한다는 공지를 회원들에게 알리려고 한다”며 “당장 매출이 크게 늘지는 않겠지만 PT 수업을 1시간 늘리면 회원을 몇 명이나마 더 받을 수 있으니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9시 영업제한 조치가 유지된 수도권 자영업자들은 조치 연장에 불만을 토로했다. 명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노모(50)씨는 “코로나19로 외국인 손님이 줄어 저녁 장사로 겨우 연명해왔는데 그마저도 영업시간이 9시까지로 제한된 이후로는 하루 3~4마리만 팔 정도로 운영이 어렵다”며 “오후 9시나 10시나 큰 차이는 아닐지라도 조금이라도 영업시간이 연장되길 바란다”고 하소연했다.
지역에 따라 영업시간 제한에 차이를 두는 방역조치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관악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A씨(39)는 “9시 영업제한 때문에 저녁에 퇴근하고 방문하는 손님들을 돌려보낸 경우가 부지기수였다”며 “매달 매출을 걱정하는 입장은 지역·업종 관계없이 다 마찬가지인데 방역조치도 차이 없이 진행돼야 하지 않나”고 반문했다.
매장 영업시간을 축소하거나 확대하는 대신 보다 실효성 있는 방역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홍대거리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A씨는 “일부 매장의 영업 제한만 애매하게 풀어주는 건 방역에도, 매출 향상에도 도움이 안 될 것”이라며 “차라리 전국의 모든 매장 영업을 전부 제한해서 코로나19 확산세부터 확실히 잡는 게 낫다”고 말했다.
집합제한업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은 방역기준에 불복하는 개점 시위를 열 예정이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7~9일 PC방, 노래방, 실내체육시설 등 집합제한업종 단체 19곳이 오후 9시부터 자정까지 영업을 하지는 않지만 간판 등을 켜놓는 시위를 할 예정”이라며 “방역 당국은 업종 간 형평성이 없는 획일적인 영업시간 제한 대신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영업제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