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에 주목하는 공모주 시장… 올해는 더 뜨겁다

입력 2021-02-08 06:00

공모주 시장이 성장주에 집중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올해는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의 잇단 신규 상장으로 인기몰이를 한 지난해보다 더 많은 ‘대어’가 쏟아질 예정이다.

7일 현재 금융투자업계가 주목하는 올해 상장 예고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 IET)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지(카카오엔터테인먼트) 야놀자 HK이노엔(옛 CJ헬스케어) 크래프톤 한화종합화학 현대중공업 등이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바이오, 전기차, 플랫폼, 콘텐츠 등 성장성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신규 상장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김다미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20년 이후 신규 상장 종목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이전에도 증시 내 비중이 높았던 IT하드웨어·바이오업종 등뿐만 아니라 코로나19 관련주(진단키트·마스크), 신성장산업(5G·인공지능 등), 미디어·콘텐츠(엔터테인먼트·게임) 등에서도 1년 만에 각각 5종목 이상 상장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신규 상장주는 청약을 통해 일정 주식을 일반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공모 단계에서 시중 자금을 증시로 흡수하는 스펀지 역할을 했다. SK바이오팜이 지난해 6월 공모주 일반청약에서 사상 최대인 약 31조원의 증거금을 모았고, 9월과 10월에는 카카오게임즈와 빅히트가 각각 그 2배에 달하는 58조원대 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였다.

공모주 열풍이 휩쓸고 지나갈 때마다 증시 대기자금도 급격히 불어났다. 증권사 고객예탁금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카카오게임즈 청약 증거금이 환불된 9월 4일에는 하루에만 29조원이 늘었다. 이날 고객예탁금은 사상 최대인 63조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 분석 결과 지난 5년간 평균 400~500 대 1 수준이던 일반청약 경쟁률은 지난해 평균 975 대 1로 급등했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 대형 공모주가 포진한 콘텐츠 업종이나 전기차, AI(인공지능) 등 신성장 업종에 속하는 종목은 개별 종목당 공모금액이 큰 편임에도 일반청약 경쟁률이 평균 1000 대 1을 상회했다”고 전했다.

공모주 열기는 올해도 여전하다. 올해 첫 신규 상장주인 모바일 광고 플랫폼 ‘캐시슬라이드’ 운영사 엔비티는 지난달 12~13일 진행한 일반청약에서 사상 최대 경쟁률인 4398 대 1을 기록했다. 이어 로레알 샤넬 등에 납품하는 화장품 원료 제조업체 선진뷰티사이언스(1988 대 1), 모바일게임사 모비릭스(1485 대 1),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광고업체 와이더플래닛(1358 대 1),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 아이퀘스트(2853 대 1) 등도 흥행에 성공했다.

김 연구원은 “정부가 올해부터 일반청약 물량을 20%에서 25%로 확대하고 청약 시 절반 이상을 균등배정으로 배분하는 방식을 도입해 공모주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 참여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지난해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일부 종목의 상장 후 수익률 지속성이 다소 짧은 점은 숙제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