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테니스대회가 악화되는 코로나19 상황에도 개의치 않고 8일 호주 멜버른에서 막을 올린다.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이 로저 페더러(5위·스위스)의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깰 수 있을지 이목을 집중되는 가운데, 이 대회에서 역대 최다 우승을 기록한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의 존재감이 워낙 커 치열한 우승 경쟁이 예상된다.
호주 테니스협회(TA)는 7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그램피언스 트로피(총상금 23만5820달러) 대회 결승전을 치르지 않았다. 이 대회는 호주오픈의 웜업대회 형식으로 기획됐지만, 선수들이 머무는 호텔 근무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지난 4일 열릴 예정이던 경기들이 연기되면서 호주오픈 개막에 맞추려면 결승 일정을 소화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호주오픈은 원래 1월 중순 막을 올리는 대회지만, 코로나19로 선수들의 2주 자가격리 일정을 맞추기 위해 올해는 2월 초로 개막을 미뤘다. 하지만 확진자까지 나오는 소동 속에 연쇄 확진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TA는 어떻게 해서든 8일부터는 정상적으로 대회를 진행한단 계획이다.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를 제쳐둔다면, 이번 대회 가장 큰 관심사는 나달이 페더러의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넘어설 수 있는지다. 나달은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 통한 20번째 우승을 차지하면서 페더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여전히 무릎 부상에서 회복 중인 페더러가 이번 대회도 건너뛰게 되면서, 나달이 이번에 우승할 경우 페더러의 기록을 경신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호주오픈에서 조코비치의 존재감이 워낙 크다. 조코비치는 지난 2번의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등 호주오픈에서 최다 우승(8회) 기록을 갖고 있다. 페더러와 로이 에머슨(호주) 등 그 다음으로 많이 우승한 선수들(6회)보다도 2회 더 많은 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유독 호주오픈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나달은 호주오픈에서 1번(2009년)만 우승을 차지한 뒤 이후 4번 준우승(2012 2014 2017 2019)에 머물렀을 정도로 호주오픈 우승컵과는 인연이 적었다.
게다가 나달은 지난 2일 경미한 허리 통증을 느껴 호주와의 ATP컵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이후 호주오픈에 출전할 수 있을 정도의 몸 상태를 만들지 못한 것 같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지난 6일 열린 훈련에 등장해 시종일관 볼을 강하게 때려내는 등 정상적인 몸 상태를 과시하긴 했지만, 여러 흐름을 고려했을 때 조코비치가 18번째 우승을 차지해 페더러-나달과의 메이저대회 우승 격차를 줄일 가능성도 많아 보인다.
그 외 20대 차세대 기수들도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해 US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도미니크 팀(3위·오스트리아)을 비롯해 다닐 메드베데프(4위·러시아)와 스테파노스 치치파스(6위·그리스), 알렉산더 츠베레프(7위·독일)가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 선수 중엔 권순우(97위·당진시청)이 유일하게 남자 단식 본선에 출전한다. 권순우는 지난해 US오픈에서 달성한 메이저대회 2회전 진출보다 나은 성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남자 복식엔 남지성(세종시청)-송민규(KDB산업은행) 조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자 단식에선 세리나 윌리엄스(11위·미국)가 남녀 도합 메이저대회 단식 최다 우승 타이기록에 도전한다. 윌리엄스가 이번에 우승하면 24회 우승을 달성해 마거릿 코트(은퇴·호주) 기록과 동률을 이룬다. 남녀 단식 우승 상금은 275만 호주달러(약 23억4000만원)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