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최초 서양화가가 그린 제주는

입력 2021-02-07 12:55
김인지 작 '제주항'. 캔버스에 유채, 1943년 이후 작.

1930년대 제주 출신으로는 처음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해 제주 첫 서양화가라는 타이틀을 얻은 작고작가 김인지의 작품이 공개된다.

제주도립미술관은 그간 진행해 온 지역 미술사 조사·연구의 첫 번째 결과물로 9일부터 ‘제주 작고 작가-김인지’전을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심석(心石) 김인지(1907~1967)는 서귀포시 예래동 출신이다. 제주공립농업학교(현 제주고)를 졸업하고 전남공립사범학교(현 광주교대)에 진학해 교직의 길로 들어섰다.

서귀공립보통학교(현 서귀포초)에 재직하던 중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사범학교 부속 동광회 도화강습회의 도화강습과를 수료했다.

1935년 제14회 조선미술전람회에 서귀포 남성 마을의 절벽을 그린 작품 ‘애(崖)’를 출품해 서양화 부문에서 제주도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입선, ‘제주도 최초의 서양화가’라는 이름을 얻었다.

1936년 제15회, 1938년 제17회 조선미술전람회에서도 작품 ‘서귀항’과 ‘해녀’로 연이어 입상했다.

이후 김인지는 제주공립농업학교 미술강사로 부임해 후학을 양성하면서 제주도의 서양화 도입과 발전을 위해 힘썼다. 제주미술협회(현 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를 창립했으며 초대회장을 맡아 제주 화단을 체계적으로 조직하는 데 일조했다.

교육자이자 방송인, 행정가(제6대 제주시장)로도 활동하며 문화예술계를 넘어 지역사회 발전에도 헌신했다.

제주작고작가-김인지 전에는 ‘애(崖)’ ‘한라산이 보이는 풍경’ 등 작품 15점(원화 13점, 출력물 2점)이 전시된다.

김인지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사진과 그를 추억 하는 제자와 가족 그리고 화가로서의 김인지를 바라보는 평론가의 인터뷰 영상이 함께 선보인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