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혹한의 날씨에 동물들을 무방비로 방치한 한 동물원을 수사 의뢰했다.
7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동물 학대가 의심되는 A동물원을 상대로 수사 의뢰하고 현장을 점검했다. 현재 동물원에 있던 동물 대부분은 다른 시설로 옮겨졌지만 5종 13마리가 남아 있다.
시는 염소·양 등 일부 동물을 설 전후에 다른 시설로 옮겨 관리할 예정이다. 즉시 이전이 어려운 낙타·일본원숭이 등은 관계기관 및 동물원 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이른 시일 내에 옮길 방침이다.
A동물원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영 악화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 말까지 휴원에 들어간 상태다. 전기와 수도가 끊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원숭이 사육장에 고드름이 어는 등 동물들이 혹한에 무방비로 노출된 모습이 공개돼 학대 논란이 일었다.
A동물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기는 하지만 학대하거나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지난 2일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리고, A동물원은 지난해 휴장 이후 원숭이·낙타·라쿤·양·염소·거위 등을 버려둔 채 물과 사료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공개한 사진을 보면 사육공간 역시 관리가 되지 않아 동물 배설물로 덮여 있었다.
방치된 동물로 민원이 발생하자 염소 목에 줄을 매달아 잔인하게 죽였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인근 주민들이 10개월 넘게 사료와 물 등을 제공하며 동물들을 보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난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