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을 위해 조성된 서울 ‘신촌 청년주택’의 200개가 넘는 호실 창문이 절반가량 불투명 유리로 가려져 입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조망권과 일조권은 물론 안전 침해 우려까지 있다는 것이다.
7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준공된 서울 마포구 창전동 ‘이랜드 신촌 청년주택’ 입주가 이달 19일 시작된다. 서울시가 저소득 청년층의 주거 문제 해소를 위해 이랜드건설과 손잡고 조성한 임대주택으로, 임대료가 저렴하고 여러 대학과 가까워 지난해 9월 1순위 청약에서 5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문제는 전체 589호실 중 북향 209개 호실 창문 아랫부분에 가로 약 110㎝·세로 약 60㎝ 크기로 여닫을 수 없는 불투명 유리창과 플라스틱 프레임이 덧대어져 있다는 점이다. 전체 창문 크기는 가로 약 110㎝·세로 약 140㎝다.
북향 호실에서 30~40m 맞은편에는 2019년 준공된 다른 아파트가 있다. 앞에 주거용 건물이 없는 나머지 남향 호실에는 불투명 유리창 대신 일반적인 아파트의 발코니 창문처럼 철제 난간만 설치돼 있다.
입주민들은 “원래 북향이라 햇빛이 잘 들지 않는데 밖도 제대로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창문이 완전히 열리지 않아 화재 등 비상상황 대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국은 모집 공고에서부터 유리창 형태를 충분히 설명해 절차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입주민들은 입주를 불과 한 달여 남긴 사전점검에서야 이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모집 공고문과 주택의 최종 도면 등에도 (유리창 관련 설명이) 정확히 기재돼 있다”면서 “절차상 안내나 사전점검 기간이 없으면 문제지만 당사자들이 확인했다. 남향·북향 호실도 당사자들이 추첨으로 결정했고, 창문이 좀 다른 것을 두고 임대료에 차등을 두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입주민들은 모집 공고문엔 작은 글자로 ‘입면분할 창호 하부에 불투명 유리가 있다’ 정도로만 설명됐고 온·오프라인 주택 체험관에서도 이런 형태의 창은 소개하지 않고, 남향 호실과 보증금·월세가 같은 것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