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91살 할아버지가 30대 시절 남극에서 분실했던 지갑을 53년 만에 되찾았다.
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거주하는 폴 그리셤은 미국의 남극 연구기지에서 잃어버렸던 지갑을 최근 우편물로 받았다. 그는 1960년대 후반 미 해군 소속 기상학자로 남극 기지에 파견됐다가 지갑을 분실했다.
그가 되찾은 지갑 속에는 세월의 무게로 빛이 바랜 해군 신분증과 운전 면허증, 화생방 공격 시 대응 요령을 담은 카드와 맥주 배급 확인 카드, 세금 원천징수 증명서, 아내에게 보낸 우편환 영수증이 고스란히 보관돼 있었다.
그리셤의 지갑은 2014년 남극의 맥머도 기지에서 건물 철거 작업을 하던 중 사물함 뒤편에서 발견됐다. 기지 관계자는 수년간 그 지갑을 보관하고 있다가 과거 자신과 함께 근무했던 스티븐 디카토에게 지갑을 보냈다.
디카토가 퇴역 군인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도움으로 분실된 해군 신분증명 팔찌를 원주인에게 찾아줬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디카토는 그리셤의 지갑을 전달받은 뒤 다시 퇴역군인 단체에 연락했고, 이 단체는 해군기상협회와 접촉해 그리셤의 주소지를 확인했다.
그리셤은 “(지갑을 받고 난 뒤) 난 그저 깜짝 놀랐다”며 “많은 사람의 도움 덕분에 지갑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감사해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