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6일 시민 수천명이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에 나서는 등 저항 운동을 벌이고 있다.
현지 온라인 매체 ‘미얀마 나우’는 이날 양곤 시내 곳곳에서 수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AFP통신 등 외신도 수천명이 이날 항의 시위에 참여해 “군부 독재 타도” “군부 독재자는 실패, 민주주의는 승리” 등을 외치며 행진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양곤에서 벌어진 시위는 지난 1일 군사 쿠데타 이후 최대 규모다. 군사정권이 전날 밤 트위터를 막은 데 이어 거리 시위가 발생하자 또다시 인터넷까지 차단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성난 민심을 막지는 못한 것이다.
현지 언론이 전한 양곤 거리시위 동영상에는 차량이 많은 도심에서 시위대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의 상징색인 빨간색 머리띠와 깃발을 흔들며 행진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 대부분은 태국 반정부 시위를 통해 널리 알려진 저항의 상징 ‘세 손가락’ 경례를 했다. 세 손가락은 영화 ‘헝거 게임’에서 차용된 저항의 상징이다.
한 시위대는 AFP통신에 “다음 세대를 위해 싸우러 왔다. 그들이 군부 독재를 겪지 않도록, 군부 독재를 지금 끝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쿠데타 반대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는 시위대에 시민들은 박수를 보내거나 물과 바나나 등을 주며 격려했고, 버스 기사도 경적으로 화답했다.
경찰은 시위대의 행진을 막았지만 양측 간 충돌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시위대는 진압복 차림의 경찰들에게 다가가 장미꽃을 꽂아주며 군정이 아닌 국민의 편에 서달라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미얀마에서는 1962년과 1988년 민주화운동 당시 군경이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유혈 진압한 전례가 있다. 군정은 전날 양곤 대학가에 이어 이날은 도심 거리로 항의 시위가 번지자 오전에 전격적으로 인터넷을 차단했다. 군부는 지난 1일 새벽 쿠데타를 일으킬 때도 인터넷을 막은 바 있다.
군정은 시민 불복종 운동을 막기 위해 지난 3일 밤부터는 페이스북을, 전날 밤부터는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접속도 잇따라 차단했다. 이에 대해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의 지역 책임자 밍 유 하는 “쿠데타와 코로나19 와중에 인터넷을 차단하는 것은 비열하고 무모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