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오브 뮤직’ 트랩대령… 크리스토퍼 플러머 별세

입력 2021-02-06 05:38
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 AFP연합뉴스

명작으로 꼽히는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주연 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가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플러머는 미국 코네티컷의 자택에서 아내가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플러머는 1965년 개봉한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영국 출신의 명배우 줄리 앤드루스와 함께 주연으로 열연해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할리우드 원로 배우다. ‘사운드 오브 뮤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를 배경으로 나치 독일의 지배를 피해 조국을 떠나야 했던 폰 트랩 가족 합창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플러머는 이 영화에서 아내를 잃고 일곱 명의 아이를 홀로 키우는 완고하고 권위적인 트랩 대령 역할을 맡았다. 트랩 대령은 발랄한 성격의 가정교사 마리아(줄리 앤드루스)를 만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마리아와 결혼해 가족들과 함께 나치의 지배를 피해 스위스로 망명하게 된다.

플러머는 특히 이 영화에서 감미롭고 서정적인 멜로디의 ‘에델바이스’를 기타를 치면서 중저음의 매력적인 목소리로 소화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AP통신은 “플러머는 50년 넘게 영화계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역할을 했지만, 그를 스타로 만든 것은 트랩 대령 역할이었다”고 평가했다.

'사운드 오브 뮤직' 한 장면.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플러머는 2007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트랩 대령 역에) 유머를 넣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그것은 불가능했다”며 “트랩 대령을 비현실적이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던 과정은 고통스러웠다”고 회고했다.

평생 1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던 플러머는 영화 ‘비기너스’로 2012년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당시 82세에 오스카 트로피를 움켜쥔 그는 최고령 아카데미 수상자로 기록됐다. 그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무대에 올라 토니상을 두 차례 받고 TV 드라마 연기로 에미상도 2번 수상하는 등 미국 연예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