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보경, 아픈줄 몰라”… 서태화·서유정 눈물의 추모

입력 2021-02-06 05:27
11년 암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김보경. 뉴시스

11년 암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김보경을 향한 연예계 동료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김보경의 스크린 데뷔작인 영화 ‘친구’(2001)에 함께 출연한 서태화는 인스타그램에 “‘친구’라는 영화를 통해 만난, 진숙 역을 했던 김보경 배우가 우리 곁을 떠났다”며 “이렇게 아파한 것도 모르고 떠난 것도 몰랐다. 죄송하고 안타깝다”고 애도했다.

그는 “좀 더 주위를 잘 둘러보며 살아야겠다”고 자책하며 “보경아 잘가. 가서 만나자”라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김보경과 절친한 사이였던 서유정은 인스타그램에 고인을 향한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사랑해요 사랑해요 너무 사랑해요 그리고 너무 미안해요. 너무 황당하고 당황스럽고 너무 기가 막혀서. 멍했다가 울다 지치다가 그랬네요”라고 토로했다.

이어 “난 언니가 이렇게 된 게 아직도 믿어지지 않아”라며 “전화하면 나 위로해주면서 기쁘게 나한테 기도해주면서 내 전화 받을 거 같아. 용서해줘 나 살기 나 힘들다고 이렇게 될 때까지 모르고 지난 친 날 용서해줘”라고 말했다.

배우 서태화(왼쪽 사진)와 서유정. 뉴시스

서유정은 “너무너무 보고 싶고 너무너무 그립고 너무너무 만나고 싶어”라며 “2일날 언니가 하나님에게 갔는데 그때 알았더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갔을 텐데 안치했다는 말이 더 날 못 견디게 해. 얼마나 외로웠을까. 동료들도 친구들도 모르고 모르게”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나한테 잘해준 사람한텐 어느새 평온함을 느끼고, 날 싫어하고 내가 잘해야 하는 사람한테만 너무 신경 쓰며 살았어”라며 “많이 반성해 내가 언니 꼭 만나러 갈게. 꼭 언니 거기선 언니가 좋아하는 연기 많이 하고 언니가 너무 사랑하는 하나님 곁에서 사랑만 받고 살아 연기하면서 당신을 알게 되어서 난 영광이었어요. 가족분들을 지켜주세요”라고 덧붙였다.

1977년생인 김보경은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했으며 1999년 드라마 ‘초대’로 데뷔했다. 김보경은 지난 11년간 암으로 투병해 왔으나, 투병 중에도 2012년 KBS2 드라마스페셜 ‘아모레미오’, MBC ‘사랑했나봐’ 등에 출연해 온 터라 대다수 관계자들이 그의 투병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보경이 대중에 강한 인상을 남긴 작품은 ‘친구’였다. 극 중 여고생 밴드 레인보우의 보털 진숙 역을 맡았는데, 그가 ‘연극이 끝난 후’를 부르는 모습은 ‘친구’의 대표적 명장면으로 꼽힌다. 2007년 드라마 ‘하얀거탑’에서는 장준혁(김명민)을 짝사랑하는 병원 인근의 카페 사장 강희재 역으로, 2011년 홍상수 감독의 영화 ‘북촌방향’에서는 성준(유준상)의 옛 애인 경진 역을 맡았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