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수치 대변인도 선동 혐의로 체포

입력 2021-02-05 15:52

미얀마 군부가 5일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최측근인 윈 테인을 선동 혐의로 체포했다고 BBC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는 문민정부 집권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고위 인사로서 군부에 의해 구금된 수치 고문의 메시지를 외부에 전달하는 등 대변인 역할을 해왔다.

외신에 따르면 테인은 이날 오전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자택에서 체포돼 수도 네피도로 압송됐다. 테인은 이날 외신기자와의 통화에서 자신이 선동법 위반으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미얀마 형법에서 선동법 위반은 최대 무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인은 로이터에 “(군부 요원들이) 점잖은 사람들이어서 전화통화를 할 수 있었다”며 “나는 평생 잘못한 게 없기 때문에 그들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그는 BBC에는 “(군부는) 내가 해온 말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내가 하는 말을 두려워한다”고도 말했다.

올해 79세인 테인은 오랜 기간 수치 고문의 최측근으로 함께해왔다. 그는 수치 고문이 지난 1일 군부에 체포된 직후 수치 고문이 남긴 서한을 외부 세계에 공개했다. 당시 수치 고문은 미얀마 국민에게 “군부의 이번 행동은 나라를 독재로 돌려놓을 것”이라며 “군부 쿠데타에 전력을 다해 저항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테인은 수치 고문의 서한 하단에 “이 서한은 미얀마 국민에게 보내는 수치 고문의 진짜 성명서임을 내 목숨을 걸고 맹세한다”고 친필로 적은 바 있다.

또 그는 미얀마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군부는 이번 쿠데타로 악명을 얻게 될 것”이라며 “군부는 이 시국에 쿠데타를 벌임으로써, 자신들이 현명하지 못하고 속이 좁다는 것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