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강박’ 앓는 할머니 집에서 수거된 5t 쓰레기

입력 2021-02-05 14:44
저장강박증을 앓는 할머니 집에서 수집품들을 끄집어내고 있는 문경시 자원봉사자들. 문경시 제공. 연합뉴스

경북 문경시에 사는 70대 할머니의 집에서 5t가량의 쓰레기 더미가 발견됐다. 저장강박증을 앓는 할머니를 위해 시의 자원봉사자들은 힘을 모아 각종 폐품을 비워냈다.

지난 4일 문경시 재활용협회 자원봉사자 10명은 문경시 점촌3동에 거주하는 70대 A할머니의 집에서 5t가량의 고물 등을 수거해 매립장으로 옮겼다.

문경시에 따르면 A할머니는 현재 홀로 거주 중이며, 저장강박증을 앓고 있어 약 5년간 쓰레기 더미 속에서 생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A할머니가 앓고 있는 저장강박증은 쉽게 말해 ‘버리지 못하는 병’이다. 두산백과에 따르면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저장해두는 강박 장애를 뜻한다.

2018.04.09 방영된 쓰레기에 파묻혀 사는 부부의 집. 기사의 내용과는 무관한 사진. KBS '제보자들' 클립 영상 캡쳐.

할머니는 동네를 돌면서 각종 폐품과 잡동사니 등을 수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모은 물건들은 할머니의 집 거실, 주방, 안방, 마당에 차곡차곡 쌓여갔다. 잠을 자는 공간을 제외한 모든 곳에 수집품이 쌓이며 벌레와 곰팡이 등이 생겨났고 집은 사실상 쓰레기장처럼 변해갔다.

쓰레기가 가득한 집은 위생 문제와 더불어 화재 위험까지 있어 문경시가 여러 차례 할머니를 설득한 끝에 수집품을 처리할 수 있었다.

문경시는 5년 전에도 A할머니의 집을 정리한 적이 있으며, 이번이 두 번째라고 설명했다.

시는 1t 트럭 10대를 동원해 5t가량의 쓰레기 더미를 모두 처리했다. 또 이웃돕기 성금 200만원과 라면과 부식 등을 A할머니에게 전달했다.

천문용 문경시 사회복지과장은 “재활용협회 봉사자들이 나서 폐품을 모두 수거했다”며 “A 할머니가 저장강박증을 치료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난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