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한통만…” 휴대폰 빌려주고 10분만에 당한 일

입력 2021-02-05 14:10 수정 2021-02-05 14:13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캡처, 국민일보 DB

핸드폰이 방전됐다며 상대방의 휴대폰을 빌려 돈을 인출하는 신종 사기법이 등장했다.

지난 4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신종사기에 피 같은 돈을 잃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인천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글쓴이는 “지난달 중순쯤, 2주간 숙박을 끝내고 퇴실하던 20대 젊은 커플이 핸드폰이 방전되었다며 제 핸드폰을 빌린 후, 단 10분 사이에 피 같은 돈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는 “​손님들이 전화나 문자(서비스)를 빌리는 일은 종종 있었기에, 그날도 본인 핸드폰이 방전되어 친구에게 문자 한 통 보내야 한다며 급하다는 손님의 부탁에 별다른 의심 없이 빌려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잠시 후, 핸드폰은 꺼져 먹통이 됐고, 다음날 오후에 휴대폰이 작동되자 은행에서 돈이 출금됐다는 문자를 받았다.

글쓴이는 “​신한은행에서 700만원이 출금되었다는 문자를 받았고 너무 놀라는 마음에 그제야 잔고를 확인하니 어제 저녁 손님이 핸드폰을 빌려 내 핸드폰이 먹통 됐던 시간에 통장에 돈이 싹 빠져나간걸 그제야 알게 됐다”고 호소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캡처

은행 측에서는 그날 신한쏠이라는 앱에서 우체국 ‘유*덕’이라는 계좌로 돈이 이체됐으며, 자신들은 정확하게 문자를 보냈고, 피해자인 글쓴이에게 혹시 같이 가담한 거 아니냐는 식으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글쓴이는 “상대방 통장에 돈이 남아있으면 지급정지 신청할 수 있지만 이미 이틀이라는 시간이 지나버린 뒤라 제가 할 수 있는 건 신고하는 것 밖엔 없었다”며 “바로 가게에 가서 CCTV 영상부터 증거로 제출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뽑아서 경찰에 신고했지만, 2주가 흐른 지금 진전된 게 하나도 없어 하루하루 트라우마 같은 시간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단 10분이었다. 1년을 버티며 모아온 내 돈이 단 10분만에 사라졌다. 신종사기수법인지 물어봐도 다들 모른다는 대답뿐이다”라며 “비번을 몰라도 이렇게 쉽게 사기를 당한다면 도대체 인증서와 비번이 왜 필요한 거냐”며 울분을 토했다.​

글쓴이는 CCTV에 포착된 용의자의 모습을 공개하며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이나 이런 사기 수법에 대해 아시는 분, 혹은 이 얼굴을 아시는 분은 제발 제보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양재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