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김명수 대법원장을 겨냥,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다만 국민의힘 일각에서 제기되는 김 대법원장 탄핵론에는 선을 그었다.
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대법원장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 스스로 물러나는 것만이 상처 입은 국민께 속죄하는 최소한의 도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법원장 스스로는 상당히 양심상의 혼란을 겪고 있을 것”이라며 “저런 상태에서 과연 3000명이나 되는 판사들을 잘 통제할 능력이 있을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 대법원장은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게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으나, 임 부장판사 측이 전날 지난해 5월 22일 면담 당시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거짓으로 드러났다. 김 대법원장은 퇴근길에 “이유야 어쨌든 임 부장판사와 실망을 드린 모든 분들께 깊은 사과와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거짓말쟁이 대법원장은 사법부 수장으로서 권위와 자격을 완전히 상실했다”며 “양심 마비 「거짓말쟁이 대법원장」 때문에 사법부 전체가 뇌사 상태에 빠졌다는 사법부 내부의 비판 목소리도 높다”고 직격했다. 이어 “대법원장이 스스로 거취를 결단하지 않을 경우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김 대법원장 탄핵 발의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자칫 김 대법원장 탄핵안 부결이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인 여당과의 의석수 차이를 감안했을 때 탄핵안을 발의해도 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탄핵을 할 수 있는 사유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의 국회 구조로는 탄핵안을 내봐야 실질적으로 부결될 게 뻔하다”며 “부결되면 오히려 김 대법원장한테 자리에 계속해서 머물 명분만 주기 때문에 탄핵 발의는 현 시점에서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