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탄핵’ 범여권 사실상 몰표…야당도 전원 반대표 던진 듯

입력 2021-02-04 17:49

법관 탄핵소추안 찬성 179, 반대 102.
헌정 사상 초유의 법관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범여권 의원들은 사실상 전원 찬성표를 던졌다. 국회 본회의에서 의원 288명이 참여해 진행된 무기명 투표에서 민주당은 코로나19 자가격리 중인 송갑석 윤영덕 조오섭 의원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 한정애 환경부 장관 등을 제외한 169명이 표결에 참석했다. 앞서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6석)과 열린민주당(3석), 기본소득당(1석) 등이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힌 것을 감안하면, 이날 탄핵안 찬성 179표는 모두 여권 투표로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앞서 탄핵안 공동 발의에 동참하지 않았던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정성호 김영진 이규민 의원 등 24명이었다. 이후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탄핵 표결에 찬성하라”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이재명 경기지사도 ‘법관 탄핵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실제 투표에선 찬성 의사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한 민주당 의원들은 “발의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당론으로 추진되는 이상 당의 방향에 따르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했다.

탄핵안 반대 102표는 모두 야권에서 쏟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총 102명 가운데 개인 사유(3명)를 제외한 99명이 본회의에 참석했다. 여기에 탄핵안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소속 의원 3명과 국민의힘 출신인 무소속 윤상현 의원도 표결에 참여했다.

야당은 이날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안을 국회 법사위에 회부해 조사한 뒤 처리하자며 막판 저지를 시도하기도 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탄핵안은 목적, 절차, 내용 등 많은 부분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졸속 추진하면 최악의 선례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이탄희 의원과 더불어 ‘사법농단’ 의혹으로 국회에 입성한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2018년 11월 법원 내부 탄핵 목소리가 나온 이후 2년3개월 만”이라며 “사법부 독립성 강화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