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영업이익 2383억원을 달성하며 선방했다. 다만 올해 전망은 외항사와 화물 수송 경쟁이 치열해지고 여객 회복 속도도 더뎌 낙관적이지 않다. 아시아나항공과의 인수·합병(M&A) 성공 여부와 코로나19 백신 수송 시장 선점 등이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조4050억원, 2383억원으로 전년보다 40%, 17% 감소했다고 4일 밝혔다. 당기순손익은 2281억원 순손실로 전년(5687억원 순손실)보다 적자 폭이 줄었다.
실적 방어를 이끈 건 화물 수송 분야였다. 대한항공은 화물기 가동률을 높이고 유휴 여객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화물 수송 매출을 2019년 2조5575억원에서 지난해 4조2507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이는 해외 항공사 대부분이 수십조원 규모의 정부 지원금을 받았음에도 60억~12억달러 적자를 낸 사실을 고려하면 돋보이는 성과다.
다만 올해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이정현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다수 항공사들이 여객기를 통한 화물 운송을 재개하면서 국내 대형항공사들의 화물부문 이익 규모가 점차 감소할 것”이라고 봤다. 여객 회복 속도도 최소 내년 초까진 더딜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아시아나항공과의 M&A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체질 개선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오는 3월 예정된 3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채무 상환 등 유동성 확보에 매진할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항공화물 사업 전략을 한층 강화하고 코로나19 백신 수송 TF를 중심으로 2분기부터 백신 수송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진에어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1847억원으로 전년(488억원) 보다 278%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2718억원으로 70.1% 감소했다. 대한항공과 같은 계열사임에도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는 감염병 직격탄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