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4일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자 임 부장판사 측은 “국회 법사위원회의 조사절차도 생략한 채 탄핵소추를 의결한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고 심히 유감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임 부장판사는 세월호 침몰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추문설’을 보도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 등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다.
이와 관련해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임 판사 탄핵소추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쳐 찬성 179표·반대 102표·기권 3표·무효 4표로 가결해 헌법재판소로 넘겼다. 탄핵소추안을 사실상 당론 발의한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정의당, 열린민주당 등에서 찬성표가 쏟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임 부장판사의 변호인은 입장문을 통해 “탄핵이라는 헌법상의 중대한 절차를 진행함에 있어서는 먼저 엄정하고 신중한 사실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소장과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1심 판결문의 일부 표현만으로 사실상, 법률상 평가를 한 다음 탄핵소추를 의결한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과정에서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던 임 부장판사에게 탄핵이 될 만한 중대한 헌법, 법률위반행위가 없었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하겠다”고도 했다.
임 부장판사는 오는 28일로 임기가 끝나 퇴임한다. 퇴임 전에 헌재 결정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