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작·광고 논란에…‘네이버 실검’ 16년만 결국 폐지

입력 2021-02-04 16:51

네이버가 이달 25일부로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완전히 종료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포털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를 25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2005년 5월부터 시작한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는 네이버가 국내 최대 검색 포털로 자리 잡으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지금 이 순간 어떤 일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와 이슈·트렌드를 나타내는 지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는 여론 조작과 특정 기업·상품의 광고 용도로 쓰인다는 등 논란이 계속돼왔다. 특히 정치권에서 논란이 거셌다. 대표적인 사례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격 논란에 지지·반대 측이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놓고 세력 대결을 벌여 ‘이용자 관심의 흐름 반영’이라는 애초 목적에서 멀어진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네이버는 AI 기술을 적용하고 실시간 검색어를 사용자 이용자의 관심사 맞춤형으로 개편하며 논란에 대응해왔다. 또한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둔 시기에는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는 논란에 결국 네이버는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의 역기능이 많다고 판단하고 16년만에 완전한 폐지를 결정했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더 이상 네이버가 의제 설정을 담당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날 공식 블로그 네이버 다이어리에도 “지금까지 <급상승검색어>에 보여주신 큰 사랑과 관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로 폐지 소식을 전했다.

게시된 글에는 “인터넷 이전에는 잘 드러나기 어려웠던 롱테일 정보가 큰 이슈와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보여주고자 했던 <급상승검색어>는 풍부한 정보 속에서 능동적으로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소비하고 싶은 커다란 트렌드 변화에 맞춰 2월 25일 서비스를 종료한다”며 “모바일 네이버홈의 검색차트판도 함께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용자로부터 받은 검색어 데이터는 다시 사용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정보로 돌려드리겠다’는 <급상승검색어>의 취지는 <데이터랩>을 통해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신소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