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개미들의 게임스탑 구매 운동, 주가조작 조사받는다

입력 2021-02-04 15:58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WSB)’ 유저들을 대상으로 주가조작이나 시장교란, 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가 있는지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게임스탑과 AMC엔터테인먼트, 블랙베리 등 최근 들어 뚜렷한 이유 없이 주가가 크게 요동친 종목들이 조사 대상에 올랐다. WSB 유저들은 공매도 작업으로 기업 주가를 떨어뜨리는 헤지펀드 세력에 불만을 품고 공매도 비율이 높은 종목에 대해 매수 운동을 벌여 주가를 폭등시켜왔다.

이로 인해 열흘 전 40달러 수준에 불과했던 게임스탑 주가는 28일 장외거래에서 513달러를 기록하는 등 십수배 폭등했다. 이 과정에서 시타델리서치와 멜빈캐피탈 등 게임스탑에 대해 숏 포지션(공매도)을 취했던 헤지펀드들은 수조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SEC는 WSB 유저들이 주가조작의 목적을 가지고 게시물을 올려 게임스탑의 주가를 폭등시켰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시장을 교란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했을 경우 처벌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SEC는 게임스탑에 대한 매수 운동이 순수한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촉발됐는지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세우고 있다.

앞서 유명 공매도 투자자 칼슨 블록은 “최근 게임스탑과 관련된 (투자자들의) 광기를 이용해 수익을 올리기 위해 전문 투자자들이 매수 운동을 이용하거나 부추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SEC가 레딧의 개인투자자들에게 제기된 주가조작 혐의를 입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도 있다.

브래드 베넷 전 금융산업규제청 집행국장은 “특정 종목의 주가가 올라갈 것으로 생각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는 행위는 범죄가 아니다”면서 “의도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지 않은 이상 주가조작이 있었다는 증거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