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전신의 80%에 화상을 입은 남성에게 얼굴과 양손을 동시에 이식하는 수술이 사상 처음으로 성공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2018년 7월 조 디메오(22)는 야간근무를 하고 귀가하던 길에 졸음운전 사고를 냈다. 그는 화염에 휩싸인 차에서 가까스로 구조됐지만 전신의 80%에 3도 화상을 입고 손가락을 절단해야 했다.
디메오는 이후 24번 넘게 피부 재생 수술을 받았다. 그러던 지난해 8월 기적적으로 안면과 손에 피부를 이식해 줄 기증자가 나타났고, 같은 달 12일 140명이 넘는 대규모 의료진의 협업으로 23시간 만에 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수술을 집도한 뉴욕대 성형외과 의사 로드리게스는 현지 매체에 “이식 분야 발전을 보여주는 엄청난 프로젝트를 성공했다”며 기쁨을 표했다. 이어 “수술이 가능했던 것은 발전한 3D 프린팅 기술과 사람의 실제 피부와 가장 흡사한 소프트 실리콘 소재의 활용 덕”이라고 설명했다.
이식 수술을 통해 디메오는 이마, 눈썹, 귀, 코, 눈꺼풀, 입술, 두개골, 볼, 턱뼈 등 화상으로 인해 잃었던 것을 대부분 되찾았다. 이식 6개월차에 접어든 그는 혼자서 옷을 입거나 밥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꾸준한 재활훈련을 병행해 간단한 웨이트 운동도 가능하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조의 엄마 로즈의 헌신도 돋보였다. 로즈는 사고 이후 거동이 어려워진 조를 위해 보육원 일까지 그만두고 24시간 아들의 생활을 도왔다.
조의 아빠는 뉴욕포스트에 “아내는 조의 회복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내는 ‘참을성의 신’이다. 조는 로즈와 같은 엄마를 둔 것을 행운으로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조 또한 “엄마는 나의 조수였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조는 이식 수술 성공 소감을 묻는 질문에 “모습은 달라졌지만 나는 여전히 나다. 수술받기 전에도, 지금도 나는 똑같은 사람”이라며 “화상을 입기 전에도 난 나였다. 이건 내 삶의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것도 나를 과거에 얽매이게 하지 못한다. 나는 계속 나아갈 것”이라며 돌아온 일상에서 다시 하고 싶은 것으로 ‘운전대 잡기’를 꼽았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