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원 갑질 논란으로 일부 학부모와 네티즌에게 별점테러를 당한 청담 에이프릴어학원 동작캠퍼스 측이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해온 지난 세월이 무너지는 느낌”이라고 호소하며 세간에 퍼진 잘못된 오해들을 바로잡았다.
정재원 청담에이프릴어학원 동작캠퍼스 대표원장은 4일 공식 홈페이지에 ‘동작에이프릴 공식입장 및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어떤 업종에 종사하든 누군가에게 인격적인 비하 발언을 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이유로 배달기사님에 대한 비하 발언은 누구도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며 이번 일로 관련 업종에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던 첫 폭로 글 내용 중 잘못된 부분들을 짚고 사건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학원 로비나 출입문 입구에서 벌어진 상황이 아니라 도우미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줄 세우고 하원 명단을 확인하는 셔틀 하원 지도 중 커피가 도착했다”며 “셔틀이 출발한 이후 학원 밖에서 개인 전화통화로 벌어진 일이기에 학원에서는 이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이 나눈 대화 녹취 파일이 이틀 뒤인 3일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왔고 그 글을 맨 처음 올린 분도 심지어 해당 배달기사님이나 배달대행업체 지사장님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며 “녹취 내용 중 ‘아이들이 수업 중이다’라는 언급으로 인해 학원 소속 강사가 한 언행으로 오해받고 있다. 배달기사님이 (폭언한) 셔틀 도우미분의 얼굴, 연령대, 목소리, 휴대전화 번호를 정확히 알고 있어 확인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원장, 직원, 강사가 아님을 알 수 있다”고 토로했다.
또 “배달기사님과 셔틀 도우미 사이 긴 통화가 있었던 시간에 모든 강사는 수업 중이었고 저희 학원은 2월에 퇴사한 강사가 없다. 재원생들과 학부모님들이 아시다시피 수년 동안 저희는 등·하원 시 셔틀에 탑승하는 도우미가 별도 운영되고 있다”며 “분명한 사실은 해당 셔틀 도우미가 지난 1일 하루 근무 후 바로 다음 날 급작스럽게 건강 악화와 개인 사정 문제로 근무종료 의사를 통보했고 학원에서는 이에 동의해 급히 대체해주실 다른 분께 셔틀 지도 업무를 이미 맡긴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 원장은 “정규직원이 아닌 아르바이트에 해당하는 셔틀 도우미를 뽑을 때조차도 원장이 직접 채용 인터뷰를 진행하고 경력조회나 범죄조회를 꼼꼼히 한 후 업무를 맡기고 있으나 이런 개인의 일탈 문제는 저희로서도 예상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매우 유감스럽다”며 “배달지가 동작에이프릴로 돼 있고 녹취파일에서도 학원 이름이 계속 거론돼 많은 비난이 쏟아졌다. 지난 1년간 코로나라는 고난 속에서도 직원, 강사, 셔틀 기사, 셔틀 도우미로 저희 학원을 위해 헌신해 온 사람들 모두가 한순간에 나쁜 인성을 가진 사람으로 묶여 호도되는 상황이 너무나 슬프고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이어 “사건을 접하던 날 바로 배달기사님, 배달업체 대표님과 통화를 했고 영어 강사나 데스크 직원 등의 잘못이 아님을 전달했다. 배달기사님께는 비상식적인 발언을 듣고 상처를 받은 점에 대해 학원의 책임 여부에 상관없이 지도편달 잘못임을 사과드렸다”며 “현재 생업으로 학원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선량한 직원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받고 있다. 사실과 다른 추측성 비난은 자제해 주시길 호소드린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랜 세월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일을 해온 사람으로서 품어왔던 가치관과 인생을 걸고, 이런 마음을 가진 원장과 수년간 함께 하는 저희 직원들과 강사들의 명예를 걸고 거짓으로 포장하지 않고 사실만을 전달함을 약속드린다”며 “만일 해당 셔틀 도우미가 피해를 본 배달기사님에게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저희도 셔틀 도우미에게 학원이 겪고 있는 엄청난 고통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일 자신을 배달대행 업체 사장이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의 온라인 커뮤니티 글이 확산되며 공분을 일으켰다. 글쓴이는 “(소속) 배달원 중 한 명이 너무 황당한 일을 겪고 억울해한다”며 19분가량의 녹취 파일을 함께 공개했다. 여기에서 학원 관계자로 추정되는 여성은 “공부 못하니까 할 줄 아는 게 배달원밖에 없다” “기사들이 뭘 고생하냐. 내가 모를 줄 아냐” “가정 있고 본업 있는 사람이 배달하는 것 못 봤다” “내가 1주일에 버는 게 1000만원이다” “부모에게 그렇게 배웠냐” 등의 비하 발언을 쏟아냈다.
이를 접한 일부 네티즌은 해당 학원 이름을 찾아내 별점 테러와 악성 댓글을 달며 분노를 드러냈다. 비판이 거세지자 학원 측은 이날 “(배달업체 사장의 말과 달리 폭언을 한 사람은) 학원 강사가 아닌 셔틀 도우미”라며 “1개월 정도 근무했고 지난 1일 마지막 근무 후 2일 퇴사했다”고 해명했다. 배달기사 노동조합 라이언유니온도 같은 날 “피해자가 바라는 것은 폭언한 손님의 진심 어린 사과”라며 “이번 사건과 청담에이프릴어학원 동작캠퍼스는 아무 관련이 없다. 학원을 향한 별점테러와 악의적인 비난을 멈춰 달라”고 당부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