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에 ‘태극기 부대·구태정치’…정계은퇴 촉구한 김태년

입력 2021-02-04 14:03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태극기 부대’, ‘구태정치의 선두’라고 비판하며 정계은퇴를 요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4일 정책조정회의에서 “김 의원장께서 태극기 부대로 변해가는 것 아닌지 안타깝다”며 “또다시 선거를 앞두고 철지난 북풍 색깔론을 꺼내든 국민의힘은 변화 대신 과거의 구태만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 구태정치 선두에 김 위원장이 있다”며 “북풍 색깔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김 위원장 발언은 ‘아스팔트 태극기 부대’ 주장을 받는 것 같아 안쓰럽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2012년 대선 당시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을 언급하며 “대선 끝나고 국가정보원이 2013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의 전문을 공개하고 나서야 대국민 사기극임이 드러났다”며 “(김 위원장이) 또다시 거짓 선동으로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화와 혁신의 길을 가겠다는 김 위원장은 스스로가 결별해야 할 과거가 되어버렸다”며 “대한민국 정치에 더 이상 김 위원장의 역할과 자리는 없을 듯 하다. 정치적 소임을 내려놓으실 때가 된 거 같다”고 말했다. 사실상 정계은퇴를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야당과의 협상을 주도하는 원내대표가 직접 상대당 대표의 정계은퇴까지 요구한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7년 ‘문준용씨 취업특혜 제보 조작’ 사건 당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문제삼아 당대표 사퇴와 정계은퇴를 요구한 적이 있다.

민주당은 김 위원장이 선거를 앞두고 별다른 근거 없이 문재인정부 대북 원전 지원 의혹을 확대하는 데 따른 당연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엉터리 의혹을 가지고 대통령을 이적행위자라고 비난하는 등 여러 차례 선을 넘고 있다”며 “취임 후 대여 관계 변화를 예고했던 김 위원장이 선거가 다가오면서 태극기 부대와 유사한 태도를 보이는 점을 김 원내대표가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