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KBS의 수신료 수입이 1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TV 수상기 보유 가구에 전기료와 함께 강제 부과하는 수신료 규모가 덩달아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2500원인 수신료가 너무 낮아 공영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KBS의 주장을 두고 비판이 커질 전망이다.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이 지난해 전기료와 함께 낸 수신료는 6790억2400만원에 달한다. 2011년(5778억8000만원)보다 1011억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연평균 100억원 이상 증가한 셈이다.
한국전력에 수납·징수를 대행시키는 KBS는 전체 수신료의 약 91%를 가져간다. 지난해의 경우 KBS는 전체 수신료 중 약 6142억원을 챙겼다. 2011년과 비교해 916억원가량 늘었다. 수신료는 TV가 있는 가구라면 KBS 시청 여부와 관계없이 의무적으로 내야 한다. 인구 추계상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수신료 수입 증가는 향후 20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중 의원은 “가구 수가 늘면서 수신료 수입이 1000억여원 증가했는데도 KBS는 마치 수신료가 하나도 늘지 않은 것처럼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며 “수신료 인상보다 인적 구조조정이나 편파방송에 대한 심의 강화 등 자구책 마련이 먼저”라고 설명했다.
KBS가 무리하게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는 가운데 각종 악재가 쏟아지고 있다. KBS1 라디오 진행자인 김모 아나운서는 그동안 정부에 불리하거나 북한을 비판한 뉴스를 임의로 삭제해온 사실이 밝혀졌다. 북한 평양 지국 개설 의혹과 내부 구성원의 ‘부러우면 입사하라’는 게시물도 논란을 빚었다.
앞서 KBS 이사회는 지난달 27일 정기이사회를 열어 수신료를 월 2500원에서 월 3840원으로 올리는 인상안을 올렸다. 최종 인상 금액은 KBS 이사회 심의를 통해 결정된다. 이 안이 이사회를 통과하면 방송통신위원회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