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불이 나면 이웃에게 화재 사실을 알리고, 자동으로 119 신고를 하는 ‘화재 무인 감시시스템’이 강원도 춘천과 정선에 시범 설치된다.
강원도소방본부는 춘천시 근화동 다세대주택과 정선군 사북읍 연립주택 등 40여가구에 스마트 화재경보시스템을 구축한다고 4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다.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의 모든 주택 내부에 IOT 화재감지기와 화재 연동 LED 전등을 설치한다. 화재 시 IOT 감지기가 연기와 열 등 화재징후를 감지하면 감지기가 설치된 모든 가구에 경보음이 울리고, LED 전등에 불이 켜진다. 이와 동시에 119에 자동으로 신고가 접수된다. 기존에 개인 주택에 설치하는 감지기는 화재 발생 시 불이 난 가구에만 경보음이 울려 화재 사실을 전파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사업대상 지역은 화재 발생 시 좁은 골목길 등에 위치해 소방차 진입이 힘든 곳이다. 사업비용은 한 가구당 100만원 가량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협조를 받아 마련했다. 도소방본부는 사업 효과를 분석해 도내 시군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숙자 도소방본부 예방안전과장은 “불이 났을 때 골든타임 안에 소방차가 도착해야 화재를 조기에 진압할 수 있는데 사업대상 지역은 차량의 진입이 힘들어 제때 이 같은 임무를 수행하기 힘들다”며 “이 시스템은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 주민들에게 화재위험을 빛과 소리로 알림으로써 화마로부터 소중한 인명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도소방본부는 ‘마을 IOT 화재 알리미 시스템’ 설치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택 내부에 화재 감지기를 설치한 뒤 마을 단위로 소방안전시스템 망을 구축해 피해 사실을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화재가 감지되면 사전에 등록된 주민, 이장 등 관계자에게 화재가 발생한 곳의 주소, 연락처, 지도 등이 문자로 전송되고, 119에 자동으로 신고가 접수된다. 마을에 설치된 방송시스템과 연계해 화재 발생 사실을 스피커로 알릴 수 있다.
현재 이 시스템이 설치된 곳은 소방서와 멀리 떨어져 있고, 홀몸노인 등 소외계층이 다수 거주하는 원주시 서곡4리, 강릉시 삼산2리 등 6개 마을 300여가구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