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를 돌보는 이른바 캣맘 혹은 캣대디의 행동을 어디까지 용인해야 하느냐는 것은 언제나 논쟁 거리다. 이런 갑론을박에 최근 불을 지핀 사진 한 장이 있다. 대한민국 보물로 지정된 보신각종에까지 들어가 고양이 사료를 주던 캣맘을 향한 경고문이었다.
3일 여러 커뮤니티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 보존된 보신각 울타리에 붙은 경고문이 퍼지고 있다. 보신각종은 지정문화재로 보물 2호다. 경고문에는 ‘유물 보존을 위해 종각 안에 고양이 사료를 넣지 마십시오. CCTV로 관찰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을 본 많은 이들이 캣맘의 행동이 선을 넘었다고 불같이 화를 냈다. 한 네티즌은 “고양이 밥을 줄 거면 울타리 밖에 주지 왜 안에까지 들어가느냐”며 분노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저 정도 정성이면 길고양이를 집에 데려다 키우는 게 낫겠다”고 비아냥댔다.
보신각 경고문은 사람이 다니는 길에 사료통을 두면 쉽게 치워질 것을 걱정한 일부 캣맘이 벌인 일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길고양이 배를 채워야 한다는 일념에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캣맘의 행동이 적잖게 문제로 제기됐다.
어떤 캣맘은 한 상가 내 공용구역에 비닐하우스 같은 커다란 고양이 집을 무단으로 제작했다. 건물 측이 불법 점유라며 철거를 요구한 것이 알려졌고, “다른 사람들의 개인적인 영역까지 침범하면서 온갖 민폐를 다 끼치는 사람들”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고양이 사료를 길에 놓으며 출소한 범죄자인 양 자신을 소개하는 메모지를 함께 붙인 캣맘 사연도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출소 후 유일한 낙이니 치우지 말아 달라’는 문구를 삐뚤빼뚤한 글씨체를 연습했다고 설명한 이 캣맘은 자꾸 없어지는 고양이 사료에 속상하다는 투의 후기를 적기도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